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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 걱정 뚝…구글 픽셀, ‘수리 모드’ 출시

스마트폰 수리를 맡겼다가 해킹당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려온다. 구글 공식 수리 센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21년, 유명 게임 디자이너 제인 맥고니걸(Jane McGonigal)은 자신의 픽셀 폰이 해킹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 센터에 수리를 맡겼더니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에 의문의 활동 기록이 남아 있던 것. 신체가 노출된 사진만 열어 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한 레디터 역시 아내의 스마트폰 전원이 나가 데이터를 초기화하지 못한 채로 구글 센터에 맡겼더니 SNS와 페이팔 계정을 해킹당했다고 전했다. SNS에는 누드 사진을 업로드하고, 페이팔에서 알 수 없는 계좌로 5달러가 송금된 사건이었다.

이들 해킹의 공통점은 모두 스마트폰 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기존 수리 과정에서는 잠금화면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한다. 한마디로 기기 내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미리 백업한 뒤 공장 초기화를 진행해서 맡겨야 안전하다. 그러나 수리 후 데이터를 다시 복구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방법으로 보기는 어렵다.

구글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12월 6일(현지시간)부터 픽셀 폰에 ‘수리 모드(Repair Mode)’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초기화나 백업 없이 기기 내에서 안전 모드로 전환하는 특수 기능이다.

수리 모드 설정 방법은?

구글 픽셀 '수리 모드' (출처: 폰아레나)
구글 픽셀 ‘수리 모드’ (출처: 폰아레나)


수리 모드를 활성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설정 앱 > 시스템 > 수리 모드에서 ‘수리 모드 시작’을 탭한다. 설정된 잠금 화면 코드(PIN, 비밀번호, 패턴 등)를 입력하고 최소 2GB 이상의 저장 공간이 남아 있으면 스마트폰 재부팅을 시작한다.

안드로이드 전문가 미샬 라만(Mishaal Rahman)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리 모드로 전환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스마트폰 재부팅이 완료되면 몇 가지 변경 사항이 나타난다. 일단, 중요한 개인정보가 담긴 주요 앱들이 삭제된다. 메시지 앱이나 뱅킹 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장치 내 데이터가 실제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공장 초기화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그는 수리자가 다른 SIM 카드를 삽입하거나 기타 프로필을 생성해 개인정보를 변경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구글)
(출처: 구글)

수리 모드에서는 ‘픽셀 진단 앱’이 임시 설치된다. 구글의 승인을 받은 수리업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앱이다. 만약 사설 업체를 이용할 경우, 수리 모드를 종료한 뒤 다른 진단 앱을 이용해야 한다.
 
수리 시 복사하거나 저장한 데이터는 임시 프로필에만 저장된다. 수리 모드를 종료하면 모든 데이터가 삭제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리 모드는 상단 알림에서 곧바로 종료할 수 있다. 다만, 몇몇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재부팅을 해도 기존 데이터가 완전히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땐 설정 앱에서 수리 모드 해제를 수동으로 눌러주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지원 기종은?

(출처: 구글)
(출처: 구글)


구글은 ‘픽셀 6 시리즈’부터 수리 모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픽셀 6, 7, 8 시리즈와 픽셀 폴드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픽셀 6a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구글은 픽셀 스마트폰 도움말 홈페이지에서 픽셀 6a, 픽셀 5a, 픽셀 태블릿에 수리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엑스(X) 이용자 @nilemikes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더니 수리 모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게시글을 업로드했다. 외신에서는 구글이 잘못된 정보를 게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픽셀 폰 아니어도 유사 기능 있어

(출처: 샘모바일)
(출처: 샘모바일)


삼성전자는 작년 10월부터 갤럭시 스마트폰에 ‘유지 관리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유지 관리 모드는 사진, 메시지, 연락처와 같은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채 수리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운영체제 원 UI 5(One UI 5) 이상부터 지원한다.

작동 방식은 구글 수리 모드와 유사하다. 설정 앱 > 배터리 및 장치 관리 > 유지 관리 모드를 선택한 뒤 스마트폰을 재부팅 하면 끝이다.

유지 관리 모드 역시 제3자가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임시 프로필을 생성한다. 메시지, 사진, 로컬 문서 같은 앱에 모두 접근할 수 없으며 앱 검색도 불가하다. 갤럭시 스토어나 플레이 스토어에서 수리에 필요한 앱을 다운받을 수는 있지만, 모드 종료 즉시 관련 데이터는 전부 삭제된다.

삼성전자는 유지 관리 모드를 통해 스마트폰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도 프라이버시가 안전하다는 확신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지원 기종은 앞으로도 계속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 Police)는 수리 모드를 이용해도 스마트폰을 맡기기 전 데이터를 미리 백업해 둘 것을 권장했다. 스마트폰 마더보드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에는 관련 기능이 소용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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