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설문조사…”인식차 고려해서 관련 정책 개발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명령어만 치면 자동으로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조금씩 창작 영역을 파고드는 가운데 AI를 향한 웹툰 창작자와 제작사 간 시각차가 확연히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창작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슈별 창작환경 변화 설문조사 결과
웹툰 창작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슈별 창작환경 변화 설문조사 결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보고서 발췌. 재판매 및 DB 금지]

6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웹툰산업 제작 구조 변화에 따른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웹툰 작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AI 기술 활용이 향후 창작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 응답이 56.0%에 달했다.

반면 AI 기술이 웹툰 작업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 응답은 23.7%에 그쳤다.

경력별로 보면 5∼10년 차 작가의 부정적인 인식(69.3%)이 가장 높았고, 경력 1년 미만과 10년 이상 일한 작가 가운데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한 경우가 각각 38.5%, 38.6%에 그쳐 상대적으로 낮았다.

웹툰 사업체들의 AI 기술에 대한 인식은 이와 정반대였다.

웹툰 콘텐츠 제작사·플랫폼 등 사업체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41.3%가 AI 기술이 창작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정적인 영향을 점친 경우는 37.3%였다.

다만, 웹툰 작가와 사업체 모두 AI 기술 활용이 앞으로의 작업 환경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봤다.

이미지 생성 AI (PG)
이미지 생성 AI (PG)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웹툰 창작의 주요 축인 작가와 제작사의 인식에 차이가 벌어진 것은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AI 기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작업 효율화가 첫 손에 꼽힌다. 이는 비용 절감을 바라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솔깃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반면 창작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생성형 AI의 학습에 따른 저작권 침해 등 현실적인 문제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작가에게 있어서는 AI 기술 활용이 창작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사업체에 있어서는 비용을 줄여 기회로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 반영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관련 정책을 개발할 때 이해관계자 간 온도 차와 인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행 중인 웹소설 기반 웹툰, 이른바 노블코믹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렸다.

웹툰 작가의 48.3%는 노블코믹스 작업의 증가가 창작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9.3%에 불과했다.

반면, 웹툰 사업체의 절반 이상(54.7%)이 노블코믹스 작업 증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상반된 평가를 했다.

창작자와 사업체의 시각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었다.

양측은 모두 웹툰 장르·소재의 다양성 요구가 늘어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작가 94.8%가 웹툰 장르 다양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 중인 작가 232명, 웹툰 사업체 75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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