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끼리 붙은 잉글랜드 FA컵에서 리버풀이 아스날을 떨어뜨리고 다음 단계로 진출했다.

리버풀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에서 아스날을 2-0으로 꺾고 4라운드 진출권을 얻었다.

후반 35분에 아스날 수비수 야쿠부 키비오르가 자책골을 저지르면서 리버풀이 1-0 리드를 잡았고, 후반 추가 시간 루이스 디아스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리버풀은 주포 모하메드 살라와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가 각각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팀을 떠나면서 라인업 변경이 불가피했다. 다르윈 누녜스와 함께 디아스, 그리고 가포가 선발 출전했고 엔도가 빠진 중원은 알렉시스 맥알리스테르, 커티스 존스, 하비 엘리엇이 꾸렸다.

아스날 역시 토마스 파티, 모하메드 엘레니, 토미야스 다케히로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아시안컵 출전에 차출되어 있는 상태. 그러나 부카요 사카, 카이 하베르츠, 데클란 라이스, 마트린 외데고르 등 주전 라인업을 내세우기엔 문제가 없었다.

먼저 득점 기회를 잡은 쪽은 홈팀 아스날이었다. 전반 2분 만에 긴 패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뛰어드는 리스 넬스에게 연결됐다. 넬슨은 리버풀 알리송 골키퍼까지 제쳐내며 슈팅을 시도했지만 옆 그물을 맞았다.

아스날은 전반 10분 강한 압박을 통해 리버풀 진영에서 공을 따낸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에 성공했다. 하베르츠가 내준 공이 혼전 상황을 거쳐 노마크에 놓여 있는 외데고르에게 흘렀다. 외데고르가 날린 왼발 강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29분에도 아스날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외데고르가 드리블로 리버풀 수비수 4명을 끌고간 뒤 하베르츠에게 기회를 열었다. 하베르츠는 슈팅 각도가 열려 있는 상태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을 잘못 차는 바람에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전반 42분 하베르츠가 다시 득점 기회를 놓쳤다. 외데고르와 라이스, 그리고 닐슨의 강한 압박으로 따낸 공이 하베르츠에게 연결됐다. 하베르츠는 이브라히마 코나테를 가볍게 제치고 슈팅 각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날린 슈팅 역시 힘 없이 날아가 알리송 골키퍼에게 안겼다.

리버풀도 반격했다. 전반 막판 득점 기회를 잡았다. 오버래핑한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에게 슈팅 기회가 연결됐다. 아놀드가 시도한 오른발 강슛이 아론 램스데일 골키퍼를 넘어 득점으로 연결되는 듯했으나 골대 상단을 맞았다.

후반전 첫 번째 득점 기회는 아스날이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프리킥 기회에서 외데고르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하베르츠에게 공을 투입했다. 하베르츠가 문전으로 띄운 공이 수비수들을 넘어 부카요 사카에게 연결됐다. 그런데 사카가 날린 왼발 발리 슈팅이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미켈 아르레타 감독은 뒷목을 감싸쥐었다.

아스날의 공세를 막아 낸 리버풀이 후반 78분 다시 골대를 맞혔다. 교체 투입된 디오구 조타가 시도한 헤딩 슈팅이 골대 상단을 강타하며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리바운드된 공을 누녜스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크게 벗어났다.

그리고 후반 80분 리버풀이 0의 균형을 깼다.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이 기회였다. 아놀드가 띄운 공이 키비오르 머리에 맞고 아스날 골문 안 쪽으로 빨려들어갔다. 중계 화면엔 클롭 감독이 뒤돌아 웃는 모습이 잡혔다.

아스날이 동점을 위해 수비 라인을 끌어올렸고 오히려 리버풀이 이를 활용해 추가골을 만들었다. 아스날의 공격을 끊어낸 뒤 역습으로 전환했다. 조타가 내준 공을 디아스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클롭 감독은 승리를 확신하며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눴다.

아스날은 이날 패배로 FA컵을 조기에 마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출전한 4개 대회 중 2개 대회를 접게 됐다. EFL컵 16강전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1-3 패배로 탈락한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포르투와 16강전)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이와 별개로 이날 경기 결과로 3연패에 빠졌다. 아스날은 지난달 2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0-2, 그리고 지난달 31일 풀럼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아스날의 3연패는 이번 시즌 처음이다.

반면 프리미어리그 선두에 올라 있는 리버풀은 아스날까지 잡아 내면서 공식전 호조를 이어갔다. 프리미어리그와 EFL컵, 그리고 이날 경기 결과를 더해 공식전 6경기 무패 중이다. 잉글랜드 국내 경기로 한정하면 지난해 10월 1일 토트넘전 이후 패배가 없다. EFL컵에서 준결승전에 진출해 있는 리버풀은 FA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라이벌 중 한 팀을 떨어뜨리면서 우승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인 맨체스터시티는 맨체스터시티에서 허더즈필드에 5-0 대승을 거두고 가볍게 다음 라운드로 향했다. 필 포덴이 2골을 터뜨렸고 훌리안 알베르스, 제레미 도쿠가 1골씩 더했으며 상대 팀 자책골까지 나왔다. 이날 경기로 5개월 만에 부상 복귀전을 치른 케빈 더브라위너는 1도움으로 대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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