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서만 12억원 순매수

워크아웃 돌입 여부 ‘불투명’

향후 출자전환·무상감자 등 악재도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전날부터 이틀간의 태영건설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전날부터 이틀간의 태영건설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관련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는 물론 워크아웃이 진행되더라도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한 무상감자, 기존 지분 희석 등으로 이전 주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향후 개인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8일 태영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5원(3.40%) 오른 31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에 전 거래일 대비 20% 상승한 373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태영그룹 측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잔여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등 금융당국 채권단의 추가 자구안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태영건설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세울 것이라는 기대감에 연일 대영건설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7일 개인 투자자들은 태영건설을 7억7864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 28일에도 1억1825만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서도 11억8943만원을 사들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워크아웃 개시 여부도 아직 불확실하다. 전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워크아웃은 채권단과 채무자가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채권자, 회사의 자구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며 “(태영건설이) 자구노력을 일정 부분 하겠다고 제시했지만 아직은 좀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불확실성에 지난달 말부터 태영건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면서 일부 개인들은 벌써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들의 태영건설 평균 매수단가(순매수 주식/전체 순매수 규모) 추정치는 3582원으로 8일 종가 대비 12%나 높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전경.ⓒ뉴시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전경.ⓒ뉴시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워크아웃이 진행되더라도 채권에 대한 출자전환과 무상감사 등이 이어질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채권은 회사에겐 부채지만 주식은 자본이 되기 때문에 출자전환을 진행하면 부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태영건설의 부채 규모가 높은 편이라 출자전환 규모도 클 것으로 보이면서 그만큼 기존 주식의 가치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상감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본금을 줄이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일정 비율로 주식을 병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주주가치 훼손에 따른 주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015년 7월 사실상 워크아웃에 돌입했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도 하한가 따라잡기(하따)를 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6년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10대 1 감자를 진행했으며 지난 2017년에는 7928억원 규모 채권단 출자전환을 진행했다. 이에 2015년 7월 당시 4만원 수준(수정주가 기준)이었던 주가는 현재 2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들 사이 ‘대마불사’ 믿음이 퍼져있지만 워크아웃이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워크아웃이 진행되더라도 감자와 출자전환 등의 여파로 이전 주가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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