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옥 전경. 사진.KT&G
KT&G 사옥 전경. 사진.KT&G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행동주의펀드 FCP(플래시라이트캐피탈)가 최근 KT&G의 차기 대표 후보 리스트와 백복인 KT&G 대표이사의 용퇴를 두고 “공정하지 않고 백 대표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KT&G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14명, 내부 10명으로 구성된 차기 대표이사 후보 총 24명의 차기 사장 후보군(롱리스트)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4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던 백 대표는 이사회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또한백 대표는 차기 후보를 선정하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에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참여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12일 FCP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모집한 KT&G 차기 사장 후보 선정과정에서 후보 추천기회를 얻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T·포스코와 달리 주주추천 받지 않은 KT&G, FCP “제도적으로 주주제안 막아”  

FCP는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못한 이유로, KT&G가 후보 모집 당시 주주 추천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 지난달 KT&G가 공지한 대표이사 후보 모집 절차에 따르면, 사내 후보는 고위경영자육성프로그램 대상자, 사외 후보는 헤드헌팅 업체인 서치펌의 추천을 통해서만 모집했다.

FCP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KT&G가 후보추천 과정에서 주주 추천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제도적으로 주주제안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는 KT&G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인 KT와 포스코가 외부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 시 서치펌 추천과 함께 주주추천을 추진한 것과 상반된다. 일각에서는 KT&G가 주주추천을 받지 않은 이유로 지난해부터 주주활동을 이어온 FCP를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KT&G 관계자는”이번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절차는 공정·투명성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기업별로 선정 절차나 방법이 다르고, 주주추천은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답했다.

또한 FCP는 사측이 이사회 회의록에 대표이사 후보 선정 및 평가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추후 대표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 대한 사후 검증을 위해 사측이 자료를 보존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FCP 관계자는 “대다수 이사회 의사록은 한, 두줄로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어 절차나 평가가 공정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투명하게 기록으로 남긴다면 선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FCP의 투명한 회의록 작성 요구가 추후 사측에 이사회 회의록 열람을 요구하는 등 주주활동 여지를 남겨 두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FCP, “용퇴한 백복인 회장, 우호지분 등 차기 대표 선정에 미치는 영향력 여전”

FCP는 백 대표의 용퇴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유관기관의 우호 지분을 활용해 신임 대표이사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진제공 = KT&G.
백복인 KT&G 대표이사 사진제공 = KT&G.

FCP에 따르면, 현재 KT&G 장학재단·우리사주조합·사내근로복지기금 등 KT&G의 사내 기관 6곳이 보유한 KT&G 주식은 약 1285만주다. 발행 주식(1억3729만주)의 9.4%에 달한다. 자사주를 제외한다면 주총 지분은 11.1%에 달한다. 이는 KT&G의 최대주주 중소기업은행(6.93%)보다 지분이 많은 셈이다.

FCP관계자는 백 대표가 연임은 포기했으나,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유관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하기에 11%에 가까운 우호 지분을 활용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정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FCP측에서는 최근 지배위에서 선정한 24명의 대표이사 후보 가운데 결국 사내 후보가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FCP 관계자는 “KT&G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 과정(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에 참여하는 조직 내 구성원이 모두 백 대표가 임기 내 임명한 사외이사”이라며 “결국 백 대표와 사측이 원하는 후보자가 최종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방경만 수석 부사장이다. 1971년생인 방 수석 부사장은 한국외대에서 경제학과 학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뉴햄프셔대에서 경영학과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98년 KT&G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본부장, 총괄부문장, 사업부문장, 글로벌(CIC)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FCP 관계자는 “백 대표가 용퇴를 선언했지만, 우호 지분과 백 대표 임기에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기주주총회에서 시장이 아닌 백 대표와 사측이 원하는 대표가 선정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FCP측은 추후 KT&G의 대표이사 선정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제안할 안건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KT&G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인선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사추위에 추천할 이달 말 1차 숏리스트 확정하고, 최종 후보는 2월 말 선정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를 최종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