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패배의 후푹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을 치른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한국의 지휘봉을 잡았다. 여러 의문 속에 한국을 이끌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당장은 경기 결과나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대회에서는 최고의 모습으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였다.

아시안컵 전까지 10개월가량 한국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경기마다 기복이 있었고 ‘공격 축구’ 외에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디테일이 보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과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대회가 시작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호언장담과 달리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졸전을 거듭했다. 세부적인 움직임이 없는 공격 패턴은 여전했고 대회 시작 후에는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최악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와의 충격적인 3-3 무승부로 방점을 찍었다.

경기 외적인 논란 또한 계속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부임 후 ‘잦은 외유’로 문제를 일으켰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 또한 대표팀 감독의 업무라고 주장했지만 팬들을 설득할 수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대회 중에는 인터뷰로도 화제가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말레이시아전이 끝난 후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는 황당한 인터뷰로 축구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이 “불안함이 현실이 돼서 그랬다”며 변명을 했지만 실점 후에 웃는 모습까지 포착되며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시끌시끌한 상황에서 일단은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 다크호스인 사우디를 상대한다. 사우디는 로베르로 만치니 감독 아래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번 대회 이변을 노리고 있다. 한국과 달리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F조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도전한다.

만일 사우디에게 패해 16강에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사우디가 아시안컵에서 좋은 흐름을 자랑하더라도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결과다.

더욱이 이번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스쿼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김민재 등 유럽 각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아시안컵 16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는 결과다. 클린스만 감독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나에 대한 비판을 해달라”라고 이야기했다. 패할 경우 사우디전이 한국 감독으로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사진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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