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른쪽)과 이강인이 지난달 15일 펼쳐진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프리킥을 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중동의 카타르에서 열렸다.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 11개의 중동 국가가 얼굴을 내밀었다. 무려 9개국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중동 국가들은 16강전에서 다소 주춤했지만, 8강전에서 다시 기세를 올렸다.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카타르가 우즈베키스탄을 승부차기 끝에 제쳤고, 이란은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복병’ 요르단은 타지키스탄의 돌풍을 잠재우고 4강 고지를 점령했다. 비(非) 중동 국가로는 한국이 유일하게 준결승 한 자리를 꿰찼다.

결국 한국만 남았다. 중동의 강세 속에 한국이 모래바람을 극복하며 준결승 고지에 태극기를 꽂았다. 물론, 한국도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중동 팀들과 대결에서 꽤 고전했다. 조별리그(E조)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 3-1로 이겼지만 동점을 허용하는 등 힘든 순간도 맞이했다. 요르단과 2차전에서는 1-2로 후반전 막판까지 끌려간 끝에 간신히 2-2로 비겼다. ‘중동의 복병’으로 평가 받은 두 팀과 대결에서 1승 1무에 그치며 조 선두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 결국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 3-3으로 비기면서 2승 1패를 기록한 바레인에 조 선두를 넘겨줬다.

클린스만호는 16강전에서도 중동 팀을 만났다. 조별리그에서 상대했던 국가들보다 더 강한 상대와 격돌했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행을 다퉜다. 팽팽한 승부 속에 선제골을 내주며 가시밭길을 걸었다. 후반전 초반 실점하면서 리드를 빼앗겼다. 전형과 전술을 바꾸며 끈질긴 추격전을 벌였고, 후반전 추가시간 10분 거의 다 흐른 후반 54분 조규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조현우의 멋진 선 방 두 차례를 등에 업고 승전고를 울렸다.

호주와 8강전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다시 중동 국가들과 대결을 앞뒀다. 우선, 7일 요르단과 리턴 매치를 벌인다. 조별리그에서 2-2로 가리지 못했던 승부를 결판낸다. 방심은 금물이다.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보여준 요르단의 공격 스피드와 결정력은 수준급이었다. 조별리그 경기처럼 경기 주도권을 쉽게 내주고 공격을 받아주면 고전할 수 있다. 점유율을 높이고 공격 정확도에 신경을 쓰면서 조심스럽게 승리에 다가서야 한다.

손흥민이 지난달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낸 뒤 김승규 골키퍼의 유니폼을 들고 골 뒤풀이를 펼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이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을 꺾으면 또다시 중동 팀과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 결승전 상대는 카타르 혹은 이란이다. 카타르는 지난 대회 8강전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팀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자국에서 이번 대회를 개최해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란은 오랫동안 한국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팀이다. 선수들의 피지컬이 좋고 기술 또한 뛰어나 만만치 않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일본을 꺾어 자신감을 더 얻었다.

결국 클린스만호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중동의 거센 모래바람을 두 차례 더 뚫어내야 한다. 이미 이번 대회에서 세 번이나 중동 팀들과 대결해 적응은 마쳤다. 요르단을 제압한 뒤 카타르 혹은 이란을 격파하면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에 성공한다.

조규성(왼쪽 9번)이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후 포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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