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비싼 전기차
보조금 받아도 부담
반값에 살 수 있다면?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일 것이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앞당기고자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보조금만으로는 부담이 여전하다.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 가격조차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수백만 원 비싸기 때문이다.
전기차 가격이 비싼 이유는 배터리에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차량 가격의 4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싸다. 그런데 머지않아 전기차를 현재의 반값에 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해져 이목이 쏠린다.
글 이정현 기자
기아 배터리 구독 서비스
잔존 가치만 산정해 저렴
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구매 시 배터리를 제외한 차량 가격만 지불하고 매월 구독료로 배터리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최초다. 배터리만 할부로 구매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반응도 나오지만 꽤 합리적인 체계가 준비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배터리 전체 잔존 가치 중 구독 기간의 가치에 대해서만 비용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를 중고로 처분할 경우에도 배터리를 포함하지 않으니 더욱 유리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의 구매 문턱을 낮춤과 동시에 유지 비용에 대한 부담도 대폭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고장은 보험 처리
유지비 부담 대폭 덜어
기아가 이러한 사업 모델을 도입하는 데에는 기존의 불합리한 요소를 없앤다는 목적도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배터리를 빌려서 쓰는 개념으로 계약 종료 후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사에 이관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구독 중인 배터리가 고장 날 경우 수리 비용은 모두 고객 몫이다.
기아는 배터리 전용 보험을 개발해 이러한 위험부담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구독 기간 내 사고로 배터리 팩이 파손되더라도 보험을 통해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배터리 잔존 가치 산출 표준 모델을 활용해 합리적인 월 구독료를 제시할 방침이다.
천만 원대 구매 가능해져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기아의 목적 기반 차량(PBV)인 ‘니로 플러스’에 우선 도입될 예정이다. 일반 판매용 기준 4,755만 원부터 시작하는 해당 모델은 서울시 보조금 적용 시 3,895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중 약 2천만 원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제외하면 1천만 원대 후반으로 가격이 대폭 줄어든다. 초기 비용만 놓고 보면 캐스퍼, 모닝 등 경차 풀옵션 사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국내 소비자는 아직 차량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기에 구독료를 최소화하는 등 소비자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전기차의 구매 장벽이 대폭 낮아져 전기차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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