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첫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충당금과 상생금융 지원 효과, 일회성 요인 제거 등에 따라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금융지주보다 낮은 성적을 받으면서 진옥동 회장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을 뒤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순이익은 줄었지만 주주환원정책은 강화하며 총주주환원율은 36%까지 높였다.

신한금융, 충당금만 1조 가까이 늘어…비은행 \’주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36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8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6.4% 낮아졌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6319억원을 기록했다. 약 2600억원의 격차로 신한금융은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5497억원으로 전년 동기(3589억원)에 비해서는 53.2%가 늘었다. 반면 전분기(1조1921억원)에 비해서는 53.9%가 줄었다. 4분기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상생금융 지원책에 2939억원을 사용한 데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따른 충당금 적립,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인식됐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늘었으나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전년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 효과 소멸 등에 따라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조3521억원으로 전년(7조2235억원) 대비 15.6% 늘었다. 반면 영업외이익은 -1359억원으로 전년 흑자(4611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조2512억원으로 전년(1조3179억원) 보다 70.8%나 늘었다. 1년 새 9333억원이 늘어나며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668억원에 이른다.

이번 신한금융의 성적은 지난해 3월 취임한 진옥동 회장이 받아든 첫 번째 연간 성적표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의 마지막 임기였던 2022년에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역전되면서 신한금융이 분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022년에는 신한금융 성적에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효과가 있었던 만큼 이를 제외한 지난해 성적이 금융그룹 간의 진짜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기에 올해는 새로운 두 회장간의 리딩금융 경쟁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셈이다.

신한금융그룹 그룹사별 손익 현황.

▲신한금융그룹 그룹사별 손익 현황.

리딩금융 경쟁이 본격화할 수록 진옥동 회장의 계열사 경쟁력 강화는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계열사별 순이익을 보면 신한은행은 3조677억원으로 전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제주은행은 77.6%나 감소한 51억원에 그치며 은행 수익을 하락시켰다.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은 1조6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계열사별 순이익을 보면 신한투자증권은 1009억원으로 전년 대비 75.5%나 줄었다. 신한자산신탁(27.5%↓), 신한저축은행(22%↓), 신한카드(3.2%↓) 등도 순이익이 하락했다.

주주환원율 \’쑥\’…“연내 자사주 소각 6000억 가능”

지난해 순이익은 줄었지만 진옥동 회장은 주주환원을 확대하며 주주환원 의지는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신한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 주당 배당금을 525원으로 확정했다. 결산 배당일은 오는 23일이다. 지난해 분기배당까지 포함한 연간 주당 배당금은 2100원이다. 전년의 2065원 대비 35원이 더 올랐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4859억원 규모로, 전년(3000억원)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진행됐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6%로 전년에 비해 6%포인트(p) 더 확대됐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며 주주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이 분기별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정례화해 시행할 경우 연간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기는 했지만 탑라인의 견조한 수익력, 손실흡수력 등을 감안했을 때 주주환원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초체력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 또 “자사주 매입·소각이 분기별이 될 지, 6개월씩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 수준(6000억원)은 할 수 있다”며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손익 상황을 보면 탄력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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