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전기차 판매 둔화와 함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관련 리스크 부각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사랑은 굳건하다. 올해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순매수 1위는 테슬라로 집계됐다.

테슬라 모델S 90D와 급속충전기 ‘수퍼 차저’ 모습 [사진=뉴시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였다. 약 2조9157억원의 매수결제와 약 2조717억의 매도결제가 발생해 순매수결제 금액은 8438억8092만원으로 집계됐다.

테슬라 외에도 테슬라 관련주 3개가 순매수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또한 테슬라는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 부문에서도 약 14조158억1947만원으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 2위는 최근 AI(인공지능) 관련 호재로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로 약 8조8521억4381만원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며 놀랄만한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2016년 전기차 판매 대수 7만5900여 대에서 그쳤지만 2022년 판매 대수는 100만 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엔 180만 대를 넘어섰다.

다만 작년부터 치열해지는 판매 경쟁과 전기차 수요 감소, 판매 대수를 늘리기 위한 가격 하락으로 낮아진 영업이익률 등으로 테슬라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2%로, 현대차·기아의 10.2%를 밑돌았으며 4분기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테슬라 등록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판매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 국내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테슬라였다. [사진=황태규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마약 스캔들은 테슬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자신의 동생, 전 사외이사 등과 함께 마약을 복용했다고 보도했다.

잇따른 악재에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해 말 253.18달러에서 최근 2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에서는 미국 증시를 주도해 온 ‘매그니피센트7(M7)’ 종목 중 테슬라가 가장 먼저 제외될 것이라 꼽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상승에 베팅하며 이른바 ‘줍줍’에 나서는 모양새다. 테슬라의 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는 분위기 속에 일각에선 테슬라의 향후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2021년부터 꾸준히 연평균 50% 성장을 목표로 밝혀왔으나, 올해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고 전기차 수요 둔화와 차세대 플랫폼 기반 신모델 생산 준비로 인해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현저히 낮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모멘텀이 가시화되지 않아 주가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사이버트럭 등 신사업에 대한 모멘텀이 회복될 가능성을 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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