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아시안컵 도중 충돌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손흥민(토트넘)에 대해서도 징계 가능성을 열어둬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교체를 결정했다”면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징계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각자 소속팀이 있기에, 두 선수에 대해 축구협회가 내릴 수 있는 징계는 소집을 안 하는 것밖에 없다”면서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이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는 3월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손흥민과 이강인을 소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셈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누리꾼은 손흥민을 징계하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팀 결속을 위해 나선 주장에게 다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충돌했다. 당시 주장인 손흥민은 이강인을 비롯한 일부 젊은 선수가 탁구를 하려고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자리를 뜬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팀 결속이 중요한 시점에서 개별 행동을 하는 것이 주장으로서 좋지 않게 보였던 것.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쓴소리를 하자 이강인이 짜증을 냈다. 화가 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강인과 손흥민이 격렬하게 충돌하자 선수들이 둘을 말리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선수들은 오랜 기간 소집돼 정신적, 신체적으로 예민한 상황이었다. (선수 마찰은) 팀에서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여론이 도와줘야 한다. 젊은 선수들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파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룹을 자꾸 나누는 것은 좋지 않다.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다음 대표팀에서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면서 “아시안컵 중요한 문턱에서 허망하게 무너진 것도 한 팀이 되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선수들끼리의 불화가 아시안컵 실패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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