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침체에 빠진 홈쇼핑 업계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영업이익 하락으로 성과급을 대폭 줄이거나 지급하지 못하고,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 속 조직문화 개선 등으로 직원 이탈을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홈쇼핑 방송 화면. [사진=홈쇼핑사]

17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 GS샵,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0.2%, 89.4% 급감했다.

TV 시청이 감소하고 스마트폰 이용이 늘면서 홈쇼핑 업계의 전망도 밝지 않다. 2022년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49.4%로 사상 처음 50%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업계는 ‘탈 TV’ 전략을 적극 구사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이에 TV 홈쇼핑 업계를 떠나려는 직원들도 있다. 과거에는 신생 TV 홈쇼핑사가 등장하거나 이커머스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활발할 때 대거 이동이 있었지만 이제는 업계 자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직원이 늘고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예전에 누렸던 황금기가 다시 돌아올 것 같지 않지 않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 같다”며 “실적이 비교적 좋게 나온 기업들은 지난해 퇴직률이 낮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볼 때 과장급 이하 직원들의 이직이 잦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 실적이 안좋아지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오히려 직원들이 이직을 많이 하면서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 웃픈(웃기고 슬픈)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도 나서서 분위기 개선에 힘쓰고 있다.

NS홈쇼핑의 런치 바이트 가드닝 클래스 진행 모습. [사진=NS홈쇼핑]

NS홈쇼핑은 임직원의 활기찬 회사 생활을 독려하기 위해 대화 분야에 따라 조원을 구성해 점심식사를 하도록 하는 ‘오늘은 랜덤식사’, 게임 한판으로 간식 획득의 기회를 제공하는 ‘우주 오락실’ 등 15개의 직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지난해 신설됐다.

대표적으로 ‘런치 바이트’는 점심시간을 이용한 원데이 클래스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외부 강사를 초빙해 ‘캘리그라피로 나만의 맥주잔 만들기’, ‘크리스마스트리 가드닝’ 등의 클래스를 월 1회 진행했다. 지난 14일 진행된 런치바이트에서는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바크초콜릿 만들기’ 클래스가 운영돼 큰 호응을 받았다.

‘힙하게’는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를 찾아가보는 프로그램이다. 6~8명의 인원으로 조원을 직접 구성해 회사 밖에서 스포츠 및 전시회 관람, 맛집 탐방, 캠핑 등의 계획을 제출하면 활동지원금을 준다. 연차 이용 없이 평일 오후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 사원, 대리 등의 젊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이 임직원의 회사 생활 활력을 더해준다”며 “결속을 다질 수 있고 자연스럽게 소통 시간을 늘려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김재겸 롯데홈쇼핑 신임 대표가 유튜브로 직원들과 라이브 송년회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도 지난해부터 조직문화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8월 상호존중하고 소통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직급, 직책 호칭 제도를 폐지하고 ‘님’ 호칭 제도를 도입했다.

다양한 부서와 직급의 임직원이 모여 소통하는 ‘상호 존중 워크숍’도 새롭게 도입했다. 직원들은 타 부서 사람들과 친밀감을 쌓을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을 내놨다.

이외에도 전 직원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소통하는 ‘시너지데이’,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 동료에게 쿠키(포인트)를 지급하는 동료 칭찬 프로그램 ‘벨리굿’, 직원이 재능기부를 통해 사내강사로 활동하는 이색 교육 프로그램 ‘숨고의 런치클래스’, 부서에 상관 없이 무작위로 조를 구성해 함께 식사하는 ‘런치 버디’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전사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토론하는 신규 제도 ‘테닝(Ten-ing)’을 도입했다. 발제자가 사내 게시판에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관심있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4시간(주간 업무시간의 10%) 동안 토론을 진행한다. 제안된 아이디어는 신사업 발굴, 내부 시스템 개선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여성 친화적인 기업 문화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임산부 직원 간 고민을 공감하고, 출산과 육아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는 모임 ‘설레임’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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