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Pigtou Xleaks7)

노트북은 휴대에 최적화된 기기다 보니, 14~15인치 화면을 탑재한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화면이 커도 18인치를 넘지 않는다. 작은 화면이 누군가에겐 단점으로 작용한다.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적어 생산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실내에서는 모니터에 연결하고, 외부에서 보조 모니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휴대성과 큰 화면을 동시에 갖춘 노트북은 없는 걸까. 최근 레노버가 이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했다. 최근 레노버는 롤러블 기술을 활용해, 화면 크기를 늘릴 수 있는 노트북 특허를 확보했다. 노트북 화면 비율을 와이드 모니터처럼 늘려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특허 수준에 불과하나, 레노버의 최근 행보를 보면 실제 출시도 기대된다.

가로 방향으로 늘어나는 대화면 노트북

(출처: USPTO)

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wccf테크(wccfTech)는 레노버가 미국 특허청(USPTO)에 롤러블 노트북 관련 특허(등록번호: US11886251)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특허를 출원한 시기(2022년)를 보면 레노버가 오래전부터 롤러블 노트북 기술을 구상해 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레노버 롤러블 노트북 특허는 이전에 공개된 롤러블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휴대할 때는 디스플레이를 본체 안으로 말아 넣고 사용하다가, 큰 화면이 필요하면 펼치는 방식이다. 한때 LG전자가 개발했던 롤러블 스마트폰을 떠올리면 된다. LG전자 롤러블폰은 평소 일반적인 바(Bar) 스마트폰 형태로 사용하다가, 펼치면 화면이 1.5배가량 늘어나는 콘셉트였다.

레노버 롤러블 (세로 방향) 노트북 시제품 (출처: 레노버)

지금까지 공개된 롤러블 시제품들도 이와 비슷하다. 화면 한쪽만 커지는 방식이었다. 레노버 특허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갔다.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화면 양쪽에 위치해 좌우 화면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특허 속 도면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화면을 전부 펼친 노트북은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처럼 좌우 화면이 길어진다.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 대비 가로 비율이 넓은 제품을 말한다. 일반적인 모니터 가로·세로 비율은 16:9인데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는 21:9 이상이다. 넓은 시야각 덕분인지, 게이밍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는 작업용으로도 쓰인다.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처럼 여러 창을 한꺼번에 띄우는 작업에 유리하다.

레노버니까 기대해 볼 만하다

특허 등록이 반드시 제품 출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단, 이번 레노버 특허는 기대해 볼 만하다. 레노버는 새로운 폼팩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출처: 레노버)

앞서 레노버는 지난해 MWC에서 롤러블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제품을 선보였다. 두 제품 모두 화면이 세로 방향으로 늘어나는 제품으로, 공개 당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롤러블 스마트폰은 평소 일반적인 스마트폰처럼 길이가 짧지만 필요하면 화면을 위로 늘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롤러블 노트북은 화면을 위로 늘려 문서 작업에 보다 유리해 보였다.

특히 레노버는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폴더블 노트북 싱크패드 X1 폴드 1세대를, 2022년에는 2세대 제품을 발표했다. 레노버 폴더블 노트북은 펼치면 대화면 태블릿 PC처럼 활용할 수 있다. 대신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해야 한다. 접으면 12인치 노트북으로 변신하며, 화면 하단에 전용 키보드를 장착할 수 있다.

롤러블 노트북, 출시되도 가격이 문제일 듯

(출처: wccfTech)

레노버가 롤러블 노트북을 출시하더라도 비싼 가격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시점에서 롤러블 노트북은 도전적인 제품이어서다. 일반적인 노트북 보다 생산 비용이 높을 것이고, 흥행을 보장할 수 없을 테니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기란 어렵지 않을까.

폴더블 제품 사례만 봐도 그렇다. 레노버 레싱크패드 X1 폴드 2세대 출시가는 2500달러에 달했다. 한화로 300만원이 넘는다. 이는 고사양 일반 노트북을 구매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노트북만 그런 건 아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상용화된지 꽤 됐지만, 아직 싸다고 보기 어렵다. 폴더블 다음 기술로 주목받는 롤러블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그럼에도 레노버가 보여준 그간 사례는 롤러블 노트북이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레노버가 특허 속 롤러블 노트북을 실제로 구현할지 주목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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