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이어 한화·유안타·현대차證 흥행가도

4월 이후 PF 불확실성…“자금 조달 서둘러야”

흥행 속 금리 차별화도…그룹 지원 기대 변수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도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도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자금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올 들어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줄줄이 수요 예측에 흥행하는 등 발행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4월 총선 이후에는 다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어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발행·주관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투자·유안타·현대차증권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2.8배~6배에 달하는 주문을 받으며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삼성·KB·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모두 완판한 가운데 중소형사에도 온기가 확산된 것이다. 기관이 자금을 집행하는 ‘연초 효과’와 함께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이달 한화투자증권이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422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고 유안타증권은 1500억원 모집에서 466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현대차증권은 1000억원어치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의 6배를 넘어서는 6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시장에선 다른 증권사들도 회사채 시장에 속속 복귀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사들에겐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타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채를 만기가 긴 회사채로 전환해 차입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은 물론, 회사채 주관 실적 쌓기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4월 총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우려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도 불투명해지면서 회사채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월 총선 이후 부동산 PF 등 리스크 요인들이 어떻게 확대될지 모르는 일이고 채권시장도 다시 흔들릴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이 바뀌기 전에 자금 조달 일정을 앞당기려는 기업들이 많아 증권사들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경.ⓒ데일리안 서울 여의도 증권사 전경.ⓒ데일리안

다만 증권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들어 증권채 수요예측 결과를 세부적으로 보면 모든 만기물에서 ‘언더발행’에 성공한 증권사들은 NH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3곳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다.

언더발행은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낮은 수준의 가산금리로 모집액을 채우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이자 비용 부담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증권사들은 모두 목표 금액을 초과하는 주문을 받으며 흥행했지만 대부분 ‘오버발행(회사채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높게 결정)’을 면치 못했다.

첫 주자로 나선 미래에셋증권은 전 만기 구간에서 민평 대비 높은 수준의 금리가 책정됐고 특히 3년물은 희망 금리 범위의 최상단인 30bp(bp=0.01%포인트)로 결정돼 이자 부담이 커졌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민평금리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았고 유안타증권도 모든 만기물이 언더금리에 형성되진 못했다.


업계는 그룹의 든든한 지원 가능성을 앞세울 수 있는 증권사들이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 중에서도 모회사 및 금융지주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증권사일수록 흥행했고 중형사인 유안타·현대차·한화투자증권도 마찬가지”라며 “아직 시장의 불안감이 남아있어 그룹의 주체이거나 모회사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곳들은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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