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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고.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대 초중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도세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미국 정부의 \’칩스법\’ 보조금 수령 여부보다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명확한 상승세를 보여야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올 연초 8만원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이후 2개월 연속 7만원대 초중반에 머물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2일과 13일 7만5200원에 마감한 것을 빼면 줄곧 7만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 월간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동 기간 코스피 상승률(6%)보다 못한 수치다.

작년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하락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지만, 분기를 거칠수록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 적자폭 개선세가 보여 긍정적인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올해 들어 각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일제히 상향, 9만원~10만원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유안타증권(9만5000원), 유진투자증권(9만1000원), 신한투자증권(9만원), NH투자증권(9만5000원), 한화투자증권(9만4000원)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1월 2일~2월 20일 삼성전자 주가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연기금의 강력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612억원, 3440억원 사들였지만, 기관 투자자는 607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그중에서도 연기금 등에서만 5171억원어치의 매물이 출회했으며, 그다음으로는 투자신탁 쪽에서 1500억원어치 순매도가 나왔다. 기관 중에서는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투자 측에서 홀로 213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연기금이 작년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며 역대급 수익률을 보인 만큼 올해 국내 주식을 더욱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코스피 수익률이 타 금융 선진국 대표지수 수익률에 크게 미치지 못했으며, 가장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물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미국 정부로부터의 \’칩스법\’ 보조금 수령 여부다. 최근 미 정부는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에 수 조원에 달하는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삼성전자 역시 보조금을 받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거대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생겼다.

정작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칩스법 보조금 대상이 되는 것을 그리 큰 호재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칩스법 가이드라인 대상이 될 경우 중국향 반도체 생산을 늘릴 수 없는데,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 온 중국 내 법인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여서다.

결국 삼성전자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려면 현재 정부 주도하에 이뤄지는 국내 증시 리스크 해소와 더불어, 실적 개선세가 숫자로 명확히 나타나야만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현재 대부분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실적의 바닥을 확인한 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작년 160억달러 최대 수주 규모를 달성한 데 이어, 향후 수년간 기록 경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일본 AI 1위 업체 PFN이 AI 반도체 생산 파운드리를 TSMC에서 삼성전자로 변경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 PFN의 주요 고객이 엔비디아, MS 등이어서 향후 미국에서도 추가 대형 수주를 받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칩스법 보조금은 가드레일 조항이 너무 많아 주가에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결국은 실적이 좋아야 하는데, 올 1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시장이 의심하는 상황이어서 좀처럼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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