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선홍 감독(오른쪽)과 이강인(왼쪽) ⓒ연합뉴스
▲ 황선홍 감독(오른쪽)과 이강인(왼쪽) ⓒ연합뉴스

▲ 해피엔딩으로 끝난 황선홍호.  ⓒ연합뉴스
▲ 해피엔딩으로 끝난 황선홍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단 하루 생각할 시간을 준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놀라운 결정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2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3차 강화위원회를 열고 3월 21, 26일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 태국과의 2연전에 나설 임시 감독에 황선홍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차 회의에서는 임시냐 정식 감독이냐를 놓고 논의했고 정식 감독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회의 후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고 이런 상황에서 팬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2차 회의에서) 정식 감독 선임은 보류하고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임시 감독의 자격에 대해서는 “K리그 감독과 외국인 감독은 부적합하다 결론 내렸고 현재 팀이 없는 감독으로 물색했다. 후보는 3명이었다”라며 “1순위가 황선홍 감독이었다. 25일 황 감독에게 제안했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그랬다. 어제(26일) 답변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3차 회의에 대해서는 “황 감독의 수락 소식을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대표팀 운영 방안도 전했고 다음 회의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감독을 물색하자고 했다”라고 전했다. 

황 감독의 수락 배경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 협회 사례도 많다. 협회 소속 지도자가 아시안게임으로 나서 성과도 있었다. 국제 경험과 아시아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라며 겸임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당장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화위의 결정은 황 감독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긴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4월 카타르 도하에서 예정된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최종 예선 겸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편성된 대표팀이다. 8강에 올라도 4강에 진출해 3위 이내에 들어야 본선에 직행한다. 4위는 아프리카 팀과 플레이오프로 본선행을 결정한다. 

▲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연합뉴스
▲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연합뉴스

하루라도 팀에 붙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황 감독은 중동으로 친선대회를 통해 전력을 점검하는 올림픽 대표팀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 A대표팀 점검에 신경 쓰는 것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U-23 대표팀 챙기기는 더 버거워 보인다. 명재용, 민동성 코치와 김일진 코치가 챙긴다고 하더라도 황 감독이 전체 디자인을 한다는 점에서 더 힘든 상황이다. 

한국에서 올림픽의 의미는 A대표팀 이상이다. 메달권에 들어 병역 혜택을 얻는 특수성도 있지만, 선수 육성의 무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좌절해 김학범 감독이 새 직장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소모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6 리우 올림픽 8강 탈락 등 적어도 조별리그 통과의 힘이 있는 팀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해야 한다. 올림픽대표팀에 올인해도 시간이 모자란 황선홍 감독이 어떻게 A대표팀까지 맡는다는 말일까. 애초에 황 감독이 임시감독 후보로 거론된 것조차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선수 파악으로도 하루가 부족한 상황에서 황 감독에게 너무 부담을 안긴 선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 튀르키예 안탈리아 전지 훈련를 떠나 27명을 점검하며 스파르타쿠스FC(헝가리 2부리그 1위)와 0-0, FC파켈 보로네시(러시아 1부리그)에 1-2로 패하는 등 어렵게 조직력을 만들었다. 

황 감독은 지난 1월 전지훈련을 떠날 당시 “일본과는 예선은 물론 결승 등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일본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어느 팀과도 만날 수 있다. 늘 예의 주시 중이다. 기선제압이 중요한 만큼 조별리그부터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라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직력 강화가 중요한 U-23 대표팀 지휘를 일시적으로 막고 A대표팀을 택하게 한 강화위의 선택에 한국 축구 한 세대의 운명이 달렸다. 물론 황 감독도 파리 본선행을 이뤄내지 못하면 지난해 겨우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어렵게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지만, 다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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