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GTX-A 교통 호재·중저가 아파트 밀집한 덕에 실수요자 몰렸다

[땅집고] 5일 오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샘터 2단지 아파트로 향했다. 덕양구 행신동과 화정동 일대는 일산 신도시보다 서울이 5km 정도 더 가까운 주거 밀집지로 저렴한 가격대 아파트가 많은 편이다. 투자자보단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행신동 한 가운데 위치한 샘터 2단지는 30년이 다 된 노후 단지임에도 입지가 우수해 이 일대 대표 아파트로 꼽힌다. 1996년 총 29개동 2920가구로 들어선 이 단지 앞에는 일명 ‘빨간색 버스’로 불리는 서울행 버스 여러 대가 중앙차로를 통해 지나가고,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가까이 맞붙어 있다. 단지 앞 중앙차로에서 버스를 타면 서울 광화문까지 막힘없이 40분대면 이동할 수 있고, 상암 업무지구까지 차량으로 20분대에 도착한다.

[땅집고]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샘터2단지 아파트. /김리영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찾아온 부동산 침체기에는 행신동도 집값이 많이 떨어지고 거래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이곳 샘터2단지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가 급증했다. 올 2월까지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이 단지는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59㎡가 4억9000만원에 팔렸는데, 침체기였던 작년 초 2억9000만원까지 떨어졌었다. 그런데 올 초부터 갑자기 거래량이 늘더니 지난 1월 4억200만원에 팔려 4억원 선을 다시 넘겼다.

단지 맞은편에 있는 ‘행신SK뷰’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2006년 입주해 행신동에서 가장 신축에 속하는데, 2차 84㎡가 5억43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4억7000만원에 팔린 것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유일하게 고양 덕양구 아파트값만 무섭게 치솟아 눈길을 끈다. 수도권 주택 시장이 관망세에 접어들며 하락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오름세인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업계에선 실수요자만 제한적으로 움직이는 요즘 같은 주택시장 상황에서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중 가격대가 가장 저렴한 덕양구로 수요가 쏠렸단 설명이다.

■ 6주 연속 집값 오른 고양 덕양구, 거래량도 경기도 1위…재건축·교통 기대감↑

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수도권은 지난 11월 셋째주 이후 주간 매매 변동률이 단 한 번도 상승한 적 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최근 6주 연속 가격이 상승한 곳이 있었는데, 바로 고양덕양구였다. 2월 덕양구 아파트 변동률은 0.07%, 0.09, 0.18%, 0.04%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땅집고]고양 덕양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한국부동산원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54건으로 지난해 12월(157건)과 비교하면 6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경기도는 매매 거래량이 같은 기간 5895건에서 6669건으로 13.1% 늘었다. 이 가운데 덕양구에서 이뤄진 매매 계약건(254건)이 가장 많았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부 지원 대출도 사라지고, 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않아 수도권 매수자들이 관망세인 상황에서 이런 현상은 특이하단 평가다.

덕양구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는 일차적으로 교통 호재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노선이 올해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덕양구 주요 지역인 행신동과 화정동에선 버스나 전철 한두 정거장 거리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노선 정차역이 확정된 고양은평선도 지하철을 이용하기 불편했던 행신동과 화정동을 고루 지나 큰 호재가 됐다.

[땅집고]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경의중앙선 행신역 앞에 고양은평선 행신중앙로역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달려 있다. /김리영 기자

[땅직보] 고양은평선 노선도. /경기도

이와 함께 1기 신도시 등을 포함한 노후계획도시 대상 지역에 일산 신도시뿐만 아닌, 고양 덕양구 행신동과 화정동 등 주요 지역이 대거 포함되면서 먼 훗날 재건축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 “교통 호재 있는 지역 중 가장 저렴해…오름폭엔 한계 있을 것”

하지만 교통 호재나 재건축 개발 기대감이 있어도 최근에는 금리 및 공사비 상승 여파로 집값이 떨어지는 지역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이 줄어 몇 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뚝 끊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 도심 접근성 및 거주 환경이 우수한 아파트가 귀해졌단 설명이다.

행신동과 화정동은 84㎡ 기준 신축 아파트 가격대가 5억원 선, 노후 아파트도 4억원대 이하여서 현재 GTX 등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 중에선 가격이 가장 저렴하단 이야기가 나온다. 같은 생활권이지만 일산서구 킨텍스 아파트, 파주시 운정역 인근 단지는 84㎡ 기준 가격대가 7억~10억원대에 형성됐다.

덕양구 뉴스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주로 10년씩 오래 보유한 분들이 매도를 많이 했고 급매물도 지난해 말부터 소진됐다”며 “행신동 아파트는 20~30평대 위주로 3억~4억원에 가격이 형성됐는데, 이 가격에 다른 지역에서 이만한 입지를 갖춘 아파트 찾기는 지금도, 앞으로도 쉽지 않아 기존에 살던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를 고려한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덕양구 지역의 가격 오름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지영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현재 수도권 주택 시장은 비용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에 직장이나 교육 환경 등의 이유로 정말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만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실수요자는 대부분 대출 규제 등으로 투자금이 많지 않아 저렴한 중저가 아파트를 찾고 있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싼 아파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적당한 호재가 있는 지역 중 가장 저렴한 아파트를 찾아 움직인 것이 거래량과 집값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양 소장은 “고양 덕양구는 그간 실수요자에겐 인기가 있어도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사각지대 지역이었는데, 현재 가격이 저렴하고 오름세인 것은 맞지만 그간 집값 흐름을 보면 오름폭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매수할 때 지나친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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