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신작 개발 총괄서 퇴사 후 창업…신작 프로젝트 2종 개발

“창의적 개발자 모이는 플랫폼 같은 게임사 되고 싶어”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

[촬영 김주환]

(성남=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에 목마른 사람끼리 의기투합한 게임 개발사가 바로 ‘에이버튼’이죠”

김대훤(48) 에이버튼 대표는 지난 6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사무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까지 넥슨코리아의 신작 총괄 부사장을 지내면서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등 히트작 개발 작업을 지휘했다.

1976년생인 김 대표는 2006년 넥슨에 합류해 ‘메이플스토리’ 해외 서비스 개발 실장, 넥슨지티 이사, 넥슨레드 대표를 거쳐 2019년 신규개발본부장까지 올랐다.

촉망받는 관리자였던 김 대표는 작년 말 돌연 넥슨에 사표를 냈다. 갑작스러운 사표에 게임 업계는 김 대표의 거취를 두고 술렁였다. 대형 게임사와 벤처캐피탈(VC)도 접촉해왔다.

김 대표는 “예전부터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게임 개발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이정헌 대표한테도 그런 꿈을 이야기한 적 있었는데, 드디어 ‘때’가 됐다고 이야기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설립된 에이버튼의 사명은 콘솔 게이머라면 익숙한 게임패드의 ‘A’ 버튼에서 따왔다. 게임을 시작할 때, 긍정적인 응답을 할 때 주로 쓰는 버튼이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패키지 중심의 콘솔 게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이버튼의 인원수는 입사 예정자를 포함해 60명가량이다. 김 대표는 “직군별 리더는 모았고, 총인원은 90명 정도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발자들이 온전히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컴투스[078340]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을 때도 개발의 자율성을 가장 중시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넥슨 시절 ‘민트로켓’과 관련해 “창의적인 프로젝트일수록 어설픈 개입이 애매한 결과물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믿을만한 디렉터를 발탁해 확실한 권한을 주고, 간섭을 최소화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게임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오직 사람이다. 형평성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대기업과 달리, 실력 있는 개발자라면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받는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넥슨에 도입했던 사업 전략인 ‘빅 앤 리틀’을 에이버튼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빅 앤 리틀’은 흥행 가능성이 검증된 대규모 프로젝트 ‘빅’으로 매출을 내면서 소규모 팀이 만든 독특하고 트렌디한 게임 ‘리틀’ 개발로 신규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는 전략이다.

게임 컨트롤러의 'A' 버튼
게임 컨트롤러의 ‘A’ 버튼

[촬영 김주환]

에이버튼의 ‘빅’은 한국과 대만 시장을 중점적으로 노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 ES’다.

김 대표는 “경쟁형 MMORPG 특유의 이용자 간 협력과 경쟁 요소는 인기 장르와 플랫폼이 바뀌어도 여전히 의미가 있다”면서도 “한국에서는 과도한 결제 유도 때문에 좋은 MMORPG가 나와도 수명을 스스로 갉아먹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쓰면 남보다 앞서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하고 있다. 콘텐츠의 문법상 완전히 새로운 게임은 아니지만, 콘셉트나 직업 설정 등은 색다르게 가져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리틀’은 참신한 게임성을 가진 일인칭 슈팅게임(FPS) ‘프로젝트 EX’다.

김 대표는 “민트로켓이 보여준 게임들처럼 개발 과정을 이용자들에게 빠르게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유연하게 개발하려고 한다”며 “조준 실력이 좋으면 유리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잘해 나갈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개발 인력 대다수가 투입된 ‘ES’와 달리 ‘리틀’의 취지에 맞게 ‘EX’ 개발팀은 10명 안팎이다. 현재 명칭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민트로켓과 같은 별도의 사내 브랜드도 만든 상태라고 한다.

김 대표가 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에이버튼을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개발자 집단으로 키우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게임 기업은 음반 기획사의 레이블 체제처럼 각 조직의 스타일과 생각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창의적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jujuk@yna.co.kr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