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의대 교수들은 의대 신입생 증원에 반발하며 공동 성명을 내거나 단체로 사직서까지 제출하며 집단행동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의대 교수들은 의대 신입생 증원에 반발하며 공동 성명을 내거나 단체로 사직서까지 제출하며 집단행동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 집단 사직이 4주차에 접어들면서 의료 현장의 갈등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전공의와 전임의 이탈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의료공백이 장기화할 국면이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20개 병원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파견하는 등 추가 대책을 내놨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은 이날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전자 설문 방식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은 대한민국의 우수한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는 이성을 되찾고 정부와 의료계 대표는 함께 허심탄회하게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해법을 도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전국의 수련병원 교수·전문의들에게 보내는 ‘연대서명 요청 서한문’에선 “모든 의사 구성원이 단합해 현재의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집단행동 등 향후 대응방안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전공의 자리를 메우던 교수들마저 집단행동 움직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의료계 간 갈등도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한 비난과 색출 사례가 나오는 데다, 진료지원(PA) 간호사와 관련해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혼란이 지속하는 상황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8일 시행한 ‘간호사 업무범위 시범사업 보완지침’ 사업은 국민건강을 지키고, 간호사가 안심하고 환자 보호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한다는 우려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 명단을 공개하고 악성 댓글로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는 “환자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현장에서 밤낮으로 헌신하시는 분들을 공격하고 집단행동 참여를 강요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의료공백이 지속하는 가운데 정부는 수술 등 중증·응급환자 필수 치료가 지연되지 않도록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하기로 했다.

복지부 따르면 11일부터 한달 간 20개 의료기관에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 138명 등 총 158명을 파견해 기관당 10명 안팎으로 추가 인력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59억원을 투입하는 복지부는 향후 상황에 따라 인력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지난주 결정한 예비비 1285억원도 빠른 속도로 집행하고, 건강보험에서 매월 1882억원을 투입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의료 개혁 4대 과제도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며 “매주 4대 과제별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계획을 마련해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든지 더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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