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출신도 ‘힘겨운 공천’…경선 잇따른 탈락에 “지역구 재배치”
이영(왼쪽)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내고 4·10 총선에 뛰어든 인물들 중 처음으로 경선에서 낙마하는 사례가 나왔다. 앞서 공천을 받은 전직 장관들도 의원 출신들의 경우 지역구를 바꿔 본인의 정치적 터전을 떠나거나 ‘험지’에 출마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서울 중성동을 공천을 위해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간 결선을 진행하기로 9일 확정했다. 함께 경선을 치렀던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탈락했다. 이 전 장관은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윤석열 정부의 첫 중기부 장관으로 일했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충북 천안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낸 이정만 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이 전 장관이나 정 전 장관처럼 현 정부 장관 출신이 경선에서 탈락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관 출신도 ‘힘겨운 공천’…경선 잇따른 탈락에 “지역구 재배치”
박진(왼쪽) 전 외교부 장관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연합뉴스

공천을 받은 다른 장관 출신들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4선 의원인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당의 요청에 따라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을 떠나 수도권 험지로 꼽히는 서울 서대문을로 출마 지역을 옮겼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의 경우 과거 두 차례 당선됐던 부산 지역 출마가 점쳐졌으나 당의 험지 출마 요청에 따라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민식 전 장관은 단수공천이 아닌 박용찬 전 영등포을 당협위원장과의 경선이 확정되자 경선을 포기한 뒤 서울 강서을 출마로 노선을 틀었다.

그 밖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결하고,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경기 수원병에서 지역구 현역 김영진 민주당 의원과 맞붙는다. 모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험지다.

장관 출신 현역 의원들 중에서는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서울 용산)과 추경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대구 달성)만 본인 지역구를 지켰다. 공무원 출신인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경선을 거쳐 부산 중영도 공천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장관 출신들 외에 핵심 부처인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도 다수 경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김병규 전 세제실장(경남 진주을),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부산 진갑), 이종화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대구 서구) 등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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