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삼성전자)

요즘 모바일 기기는 데이터 전송·충전을 담당하는 단자의 수가 적습니다. 노트북을 볼까요.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은 대부분 측면에 소수의 USB-C 타입 단자만 탑재돼 있어요. 이러한 제품의 상세 페이지를 보면 단자 옆에 썬더볼트, USB와 같은 용어가 쓰여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똑같은 USB-C 타입 단자인데 왜 서로 다른 이름으로 표기하는 걸까요?

USB-C 타입은 그저 단자 모양

평소 USB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할 텐데요. USB는 컴퓨터와 같은 전자 제품과 다른 기기를 연결하는 통일된 규격입니다. USB라는 명칭에 그 의미가 담겨 있죠. USB는 ‘Universal Serial Bus’의 약자에요. Universal은 보편적인, Serial은 직렬·순차적인, Bus는 컴퓨터의 정보 전송 회로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 전송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양한 USB 단자 형태 (출처: ivanky)

USB는 쓰임새에 따라 단자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은 USB-A 타입일 겁니다. 오래전부터 컴퓨터를 비롯한 각종 전자 제품에 사용됐거든요. USB-B 타입은 프린터나 복합기 같은 제품에 자주 쓰였는데요. 이를 변형한 마이크로 USB-B 타입은 과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사용됐습니다. ‘마이크로 5핀’이라고 불린 단자가 USB-B 타입의 일종인 거죠.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USB-C 타입 단자는 비교적 뒤늦게 등장했습니다. 2014년 처음 공개됐죠. 이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죠. 지금은 USB-C 타입을 쓰지 않는 전자 제품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노트북, 태블릿, 무선 키보드·마우스, 충전기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자 제품은 대부분 USB-C타입 단자를 사용합니다.

USB, 데이터 전송 규격은 따로 있다

USB 버전별 사양과 사용 단자 (출처: Siverstone)

물리적인 형태와 별개로, USB에는 데이터 통신 규격이 있습니다. 혹시 USB 2.0, USB 3.0, USB 4.0이라는 용어를 본 적 있나요. 이게 USB 전송 규격입니다. USB ‘버전’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USB 통신 규격은 USB 기술 표준화 규격 단체인 USB-IF에서 관장하고 있는데요. 가장 최근에 발표된 규격은 USB 4 버전 2.0이에요. 아직 사양만 공개된 상태입니다.

USB 전송 속도는 통신 규격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현재까지 쓰이는 구형 규격은 USB 2.0일 텐데요. 데이터 전송 속도(대역폭)가 480Mbps에 불과합니다. 이후 등장한 USB 3.0부터는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는데요. 전송 속도가 5Gbps에 달합니다. USB 3.1 버전은 10Gbps, USB 3.2는 20Gbps, USB 4는 최대 40Gbps 속도를 제공하죠.

USB 인증 로고 (출처: USB-IF)

참고로 USB 규격은 명칭이 굉장히 난잡합니다. 예컨대 USB 3.0 버전은 USB 3.1 Gen 1, USB 3.2 Gen 1이라는 별도 마케팅 명칭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슈퍼 스피드’라는 문구가 붙죠. USB 3.1은 USB 3.1 Gen 2, USB 3.2 Gen 2라고 표기하고, ‘슈퍼스피드+’라는 문구를 붙여요. 이후 나온 버전도 죄다 이렇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죠.

인텔이 개발한 또다른 규격 ‘썬더볼트’

USB 4는 USB-C 타입 단자를 사용하는데요. 이와 동일한 단자를 사용하는 규격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인텔과 애플이 개발한 썬더볼트입니다. 썬더볼트에도 USB처럼 버전이 있습니다. 썬더볼트 1부터 썬더볼트 4까지 있죠. 그리고 지난해 발표한 최신 사양 썬더볼트 5도 존재해요. 아직 이를 적용한 제품은 나오지 않았지만요.

썬더볼트 버전 (출처: 인텔)

썬더볼트는 굉장히 빠른 전송 속도를 앞세워 등장했어요. 하지만 초기 썬더볼트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어요. 썬더볼트 2까지 잘 쓰이지 않는 미니 DP(Display Port) 단자를 사용했거든요. 썬더볼트가 각광받기 시작한 건 썬더볼트 3부터입니다. 이때부터 USB 규격처럼 USB-C 타입 단자를 사용하기 시작했죠.

썬더볼트의 가장 큰 장점은 대역폭입니다. 썬더볼트 1은 10Gbps, 다음 세대인 썬더볼트 2는 20Gbps 대역폭을 지원합니다. 썬더볼트 3와 썬더볼트 4의 대역폭은 40Gbps에 달하죠.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썬더볼트 5는 80Gbps 대역폭을 지원하는데요. 대역폭을 최대로 늘리면 120Gbps까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그래서 어떤 차이가 있다는 거지?

앞서 USB 전송 규격과 썬더볼트의 대역폭만 언급했는데요. 사실 두 규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원 사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USB 4와 썬더볼트 4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먼저 전송 속도입니다. USB 4는 USB4 Gen 2×2, USB 4 Gen 3×2 두 가지 버전으로 나뉘는데요. 전자는 최대 대역폭이 20Gbps인 반면, 후자는 40Gbps에 달해요. 이 때문에 USB 4 제품은 전송 속도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인증 제품은 보통 단자나 케이블에 전송 속도가 쓰여 있어요. 썬더볼트 4의 경우 최대 대역폭이 40Gbps입니다.

썬더볼트와 USB (출처: 어베스트)

USB 4는 DP 알트 모드(DP Alt Mode)를 사용할 수 있어요 DP 알트 모드란, USB-C 타입 단자로 DP 규격에 맞는 영상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이에요. USB 4는 DP 2.0 규격을 지원하기에 4K 이상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연결 가능해요. 하나의 단자로 하나의 디스플레이만 연결할 수 있어요. 썬더볼트 역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연결을 보장하는데요. 하나의 단자로 4K 디스플레이 두 대, 혹은 8K 디스플레이 1대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USB 단자로 기기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별도 규격이 있습니다. 바로 USB-PD인데요. USB 4, 썬더볼트는 USB-PD로 기기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어요. 100W 이상 초고속 충전도 가능하죠. 단 최소 충전 전력이 서로 다릅니다. USB 4는 7.5W, 썬더볼트 4는 15W 충전을 지원하죠.

(출처: 인텔)

케이블 길이에 따른 전송 속도도 차이가 있어요. 썬더볼트 4 케이블은 2m 이상 제품도 40Gbps 속도를 제공합니다. 반면 USB 4는 케이블 길이가 2m를 넘어서면 전송 속도가 20Gbps로 줄어듭니다. 최대 전송 속도로 사용하려면 케이블 길이가 1m 이내여야 하죠.

썬더볼트와 USB는 같은 듯 다른 사양을 제공하는 규격입니다. 전체적인 사양을 보면 썬더볼트가 USB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죠. 그럴 수밖에 없어요. 애초에 썬더볼트는 고사양을 앞세워 나온 규격인데요. 인텔이 지난 2019년 썬더볼트 사양을 공개한 이후, 이를 기반으로 나온 게 USB 4입니다. 참고로 기반 기술이 비슷하기에, 서로 호환되는 부분이 많아요. 단 USB 규격 제품으로 썬더볼트에 연결하면 지원되지 않는 기능이 있어요. 썬더볼트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니까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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