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비롯해 AI 기술의 발달로 앱 기반으로 구동되던 모바일 사용 환경이 최근 크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를 필두로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바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에따라 AI혁명은 스마트폰를 넘어 PC, 태블릿, TV 등 다양한 형태의 기기에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그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황을 겪던 IT·가전 업계는 다양한 AI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AI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AI 혁신에 따라 기업 명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장이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이 연 ‘AI폰’ 시대…中·애플 참전에 ‘판’ 커진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의 출시 이후 첫 3주간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갤럭시 S23’ 시리즈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지역 판매량은 28% 늘었다. 미국과 한국에선 각각 14%, 22% 증가했다.

이러한 초반 흥행은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을 비롯해 ‘서클 투 서치’ 등 새롭게 추가된 생성형 AI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향후 모바일 기기 1억 대에 생성형 AI를 탑재하고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부터 △갤럭시S23 시리즈 △갤럭시S23 FE △갤럭시Z 플립5·Z 폴드5 △갤럭시 탭S9 시리즈 국내 모델에 ‘원UI 6.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AI폰 시장 개화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 제조사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AI 기능을 강화하고 첨단 사진 장비를 갖춘된 ‘샤오미 14’ 시리즈를 선보였다.

특히 최상위 모델인 ‘샤오미 14 울트라’은 독일 카메라 제조업체 라이카와의 파트너십을 확장한 제품이다. 기본보다 하나 더 많은 4개의 카메라 렌즈를 장착했다. 또 실시간으로 회의 내용을 글로 옮기거나 사진을 설명하는 등 거대 AI 모델이 적용된 기술도 탑재됐다.

앞서 지난해 레이쥔 샤오미 대표는 “모든 모바일·사물인터넷(IoT) 제품에 LLM을 탑재하는 것이 중장기 전략”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4월 AI 모델 경량화를 위한 전담 LLM 연구팀을 설립하고, 지난해에만 200억위안(약 3조 7000억원)을 해당 연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샤오미는 지난해 8월 공개한 자체 LLM ‘미(Mi)LM’을 모바일 비서 ‘샤오 AI’에 탑재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샤오미 ‘샤오미 14’ 시리즈 제품 이미지. [사진=샤오미]

화웨이에서 독립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도 ‘MWC 2024’에서 ‘라마2’를 활용해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한 ‘매직 6 프로’를 소개했다. 이 제품은 사용자가 휴대전화 화면을 보기만 해도 원격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움직일 수도 있는 시선 추적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를 다투고 있는 애플 또한 참전을 준비 중이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에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제미나이’를 탑재할지를 놓고 구글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애플이 구글 뿐만 아니라 MS의 지원을 받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도 비슷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새롭게 출시하는 ‘아이폰 16’을 통해 AI폰 시장에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최근 애플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와 비교해 AI 개발에서 뒤처져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애플은 올해 들어 MS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가 놀라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으로 연내 생성형 AI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애플은 올해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를 투자하며 제품 전 라인업에 생성형 AI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력 보강을 위해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했다. 또 지난 10년 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애플카’까지 포기하고 2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AI 부서로 재배치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업체와 애플의 참전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AI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올해 1억대를 시작으로 연평균 83%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5억22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8%에서 40%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모델이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형 ‘네오 QLED 8K’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화질 높이는 ‘TV’·옷 분석하는 ‘세탁기’…AI로 더 똑똑해진 생활가전

삼성전자는 최근 ‘네오 QLED TV’를 포함해 2024년형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AI TV 시대’를 선언했다. 앞서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진행된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올해 삼성TV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을 모아 본격적인 ‘AI TV 시대’를 열겠다”며 “TV가 집안의 여러 기기를 하나로 묶는 ‘AI 홈’의 중심이 돼 제품 간 시너지를 높이고 한 차원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시된 ‘네오 QLED 8K’ TV에는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 프로세서는 전작보다 8배 많은 512개의 뉴럴 네트워크과 정보처리 속도가 2배 개선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이 프로세서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신제품은 TV의 화질과 음질을 대폭 끌어올린다. 화질의 경우 ‘8K AI 업스케일링 프로’로 저해상도 영상도 8K 급으로 업스케일링해 더욱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 또 3차원 깊이감을 더하는 ‘명암비 강화 프로’ 기능과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도 지원한다.

사운드 기술에도 AI가 적용돼 더욱 진화됐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 기능은 각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분리해 증폭시킴으로써 대화 내용이 배경음에 묻히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청소기 소음 등 외부 소음도 감지해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경쟁사인 LG전자도 지난 13일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QNED TV를 시장에 내놨다. 신제품 가운데 ‘LG 올레드 에보’ 시리즈에는 기존 대비 4배 향상된 AI 딥러닝 성능을 갖춘 ‘알파11’ 프로세서가 적용됐다. 기존에는 프레임 단위로 영상을 분석했다면 ‘알파11’ 프로세서는 프레임 내 픽셀 단위로 화질을 보정한다.

특히 넷플릭스, 애플TV+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하는 기능은 LG TV 가운데 처음이다. 음향 역시 기존 ‘알파9’ 프로세서 대비 주변 음향을 담당하는 2개 채널이 추가돼 더 풍성한 공간 사운드를 들려준다. 배경음에 묻힌 등장인물의 음성을 선명하게 보정하는 기능도 처음 적용됐다.

LG전자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제품 이미지. [사진=LG전자]

이와 함께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해결하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도 AI를 통해 더욱 편리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비스포크 AI 콤보’의 경우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운영체제)를 기반으로 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세탁·건조의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생활편의 기능까지 지원한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해 세탁실에서도 TV, 냉장고 등의 다른 가전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또 3D ‘맵뷰’로 집안 상태를 확인하거나 AI 음성비서 ‘빅스비’를 활용해 음성 명령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아울러 △학습된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낮은 소음을 구현하는 ‘AI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 건조도를 감지해 세탁·건조 시간을 맞춤 조절하는 ‘AI맞춤코스’ △세탁물의 무게를 감지할 뿐 아니라 최근 세탁물의 오염도를 학습해 알맞은 양의 세제를 넣어주는 ‘AI세제자동투입’ △최적의 에너지효율로 전기 사용량을 아껴주는 ‘AI 절약 모드’ 등 다양한 AI 기능들도 탑재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며 “3년의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비스포코 AI 콤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최근 400만원대 일체형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세탁·건조 용량(25kg·15kg)을 지원한다. 또 시그니처 제품과 같은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모듈을 탑재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특히 ‘AI 모드’를 사용하면 3kg의 세탁물(면 50%, 폴리에스터 50%)을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에 마무리할 수 있다. 또, ‘딥러닝 AI DD모터’를 탑재해 6모션으로 옷감 손상을 줄여주는 맞춤 세탁·건조한다. 백승태 LG전자 H&A 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워시콤보는 버튼 한 번만 눌러 일상 속 빨래를 끝내고 싶은 고객들을 위해 개발된 솔루션”이라며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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