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가 이번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CEO 교체 등 경영권이 바뀌는 곳이 다수 있어 관심이다. 최근 증권가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가운데,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개혁이 차후 실적 개선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각 증권사별 주총일정 / 각사 및 금융감독원  
각 증권사별 주총일정 / 각사 및 금융감독원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번달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 15일 ▲한화투자증권 20일 ▲삼성·대신·현대차·한양증권 21일 ▲SK증권 25일 ▲미래에셋·DB금융투자·유진투자·교보증권 26일 ▲NH투자증권 27일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28일 ▲유안타증권·LS증권(구 이베스트투자증권) 29일 등이다.

이번주 주주총회를 앞둔 삼성증권은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기존 장석훈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성격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실제 삼성증권은 지난해 54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30% 늘어 선방했다는 평가다.

1963년생인 장석훈 대표는 지난해 만 60세를 넘겼다. 암묵적으로 ’60세 룰’를 적용하는 삼성 특성상, 경영 2선 후퇴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게 삼성금융의 관례다. 앞서 2020년 원기찬 전 삼성카드 사장과 현성철 전 삼성생명 사장도 해당 나이에 용퇴 의사를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정영채 사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선임 안건을 다룬다. 내정자 선임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 금융지주과 갈등을 빚었다는 후문이다. NH농협금융지주 측은 정영채 사장과 20년쯤 같이 일한 만큼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윤병운 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세운 반면, 농협중앙회 측은 ‘농협맨’이라 불리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결국 윤병운 부사장이 내정돼 마찰은 일단락됐지만 이를 계기로 농협의 지배구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중앙회가 금융지주 계열사 인사에도 적극 개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인사 과정에서 중앙회와 금융지주간 충돌이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윤 부사장은 이러한 갈등을 봉합하며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SK증권은 기존 김신·전우종 각자대표 체제에서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새롭게 구축된다. SK증권에서 11년간 대표직을 맡아온 김신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일각에선 최근 부동산 업황 악화로 실적이 악화돼 이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대표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라 본다. 작년 SK증권은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2.9% 줄어든 14억72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2% 감소한 99억7930만원을 나타냈다. 

왼쪽부터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전우종 SK증권 대표, 정준호 SK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 각 사
왼쪽부터 박종문 삼성생명 사장,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전우종 SK증권 대표, 정준호 SK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 각 사

앞서 지난 15일 열린 다올투자증권 주총에서는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간 경영권 분쟁이 주요 이슈였다. 김기수 대표는 회사측에 주주제안 안건으로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차등적 현금 배당, 이사 임기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신규 사외이사 선임 등 12건을 올렸다. 현 경영진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

다올투자증권은 작년 연결기준 실적에서 620억원 영업적자, 11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분쟁은 이병철 회장의 승리로 돌아갔다. 김 대표가 제안한 안건 모두 부결됐다. 이중 핵심이었던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은 찬성률 26.6%에 그쳤다. 이외 이사 임기 단축안 찬성률 29%로 부결됐다. 

올 주총에서는 경영권 교체외에 주주환원 규모도 관심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달 11일 이사회결의를 통해 보통주 주당배당금(DPS) 800원, 우선주 850원 등 배당 규모를 결정했다. 지난 12일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보통주 417만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 13일 주주환원정책 강화를 위해 이미 취득한 자사주 209만5345주를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한다고 밝혔다. 작년 배당금액은 881억원으로 확정했다. 자사주 취득액 700억원을 합하면 주주환원율은 47%를 나타낸다.  

이상훈 기자 lees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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