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3월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에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하기 위해 구글과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애플은 차기 운영체제에 적용할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능을 준비 중이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Tim Cook)은 지난 2월에 열린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말까지 생성형 AI를 지원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초 애플이 ‘에이작스(Ajax)’라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나왔고, 최근에는 AI 챗봇 애플 GPT 사내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LLM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고, 애플의 기술 수준이 아직 구글이나 오픈 AI를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구글과의 협력 소식은 애플이 자체 AI 모델 개발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의 AI 기술력이 다른 경쟁사보다 부족해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구글)

제미나이는 구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언어모델(LLM)이다. 규모에 따라 △울트라 △프로 △나노로 나뉜다. 울트라는 최상위 모델로 복잡한 작업을 처리한다. 프로는 중간급 모델로 광범위한 작업에 알맞고, 나노는 온디바이스 AI에 적절하다. 제미나이 공개 후 구글은 기존 챗봇인 바드를 비롯, 구글 어시스턴트까지 모두 제미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가 대규모 다중 작업 처리 능력이 우수하다고 주장한다. 제미나이 울트라가 32개 벤치마크 중 30개에서 오픈 AI의 GPT-4 터보를 앞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학·물리학·역사·법률·의학·윤리 등 57개 과목을 조합해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대규모 다중 작업 언어 이해(MMLU) 테스트에서는 정답률 90%를 기록했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제미나이는 구글이 개발한 가장 포괄적이고 뛰어난 AI 모델’이라며, ‘지금까지 구글이 선보인 가장 큰 과학·공학적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구글)

그러나 최근 제미나이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달 SNS를 중심으로 제미나이가 왜곡된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미나이가 아인슈타인을 흑인으로 표현하고, 독일 나치 군인을 유색 인종과 동양인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구글은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 재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과 애플의 이번 협상이 또 다른 논란을 만들 우려도 없진 않다. 이미 두 기업은 검색 엔진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해 9월 미 법무부는 반독점법 위반을 이유로 구글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지난 2002년부터 구글을 사파리(Safari)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구글이 이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애플에 지불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는 그동안 40~70억 달러(약 5조~9조)를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구글뿐만 아니라 오픈 AI(Open AI)와도 접촉했다고 알려졌다. 현재 애플, 구글, 오픈 AI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6월 WWDC(세계 개발자 연례 회의) 전까지 어떤 결과도 공유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외신에서는 오픈 AI보다 구글과의 협력 가능성을 더 높이 보고 있다. 보도가 나온 뒤, 애플과 구글 주가는 모두 상승했다. 올 초 10% 이상 하락했던 애플 주가는 2% 올랐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애플마저 합류하면 AI 스마트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삼성전자나 중국 제조사는 이미 AI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판매되는 스마트폰 5대 중 1대가 생성형 AI를 지원할 것으로 예측한다.

애플은 오는 하반기, 아이폰 16 시리즈를 AI 폰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AI 비서 시리(Siri)다. 시리는 지난 2011년 아이폰 4S와 출시됐으나, 지금까지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었다. 문자 전송, 전화, 알람 설정 등 기본 기능만 수행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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