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재.
▲ 김민재.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인터 밀란 이적 가능성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적어도 인터 밀란은 김민재 영입에 진심이다.

이탈리아 매체 ‘블라스팅 뉴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인터 밀란이 김민재의 영입을 원한다. 과거 첼시에서 로멜루 루카쿠를 영입한 방식과 유사하게 김민재를 데려올 계획이다. 먼저 임대로 영입한 후 완전 이적을 순차적으로 성사시키겠다는 작전이다. 한 번에 완전 영입하지 않는 건 재정적인 문제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22일 “인터 밀란이 프란체스코 아체르비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민재를 꿈의 영입 선수라 표현한다”고 밝혔다.

30대 중반의 베테랑 수비수인 아체르비는 최근 나폴리와 경기 도중 후안 제주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 당시 둘이 신경전을 벌인 뒤 제주스가 주심에게 다가가 유니폼 소매에 부착된 인종차별 금지 패치를 가리킨 게 중계 영상에 잡혔다. 제주스의 항의가 정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아체르비의 입모양을 통해 ‘깜둥이’라는 속어를 사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스도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체르비가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Negro)’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아체르비는 제주스의 주장에 “인종차별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제주스가 오해를 한 것 같다. 나는 결코 인종차별 발언을 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내가 제일 잘 안다”라고 했다. 아체르비는 니그로가 아닌 ‘ti faccio nero(널 패서 검게 만들어주겠어)’라는 욕설을 했다고 주장한다.

상반된 의견 속에 아체르비는 이번 논란으로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낙마했다. 3월 미국에서 열리는 베네수엘라, 에콰도르와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을 치르는 이탈리아는 명단에 포함됐던 아체르비를 제외했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아체르비는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이번 A매치에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징계 가능성도 있다.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 발언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소 1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된다. 아체르비가 부인하고 있어 조사에 대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체르비의 무죄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논란으로 경기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어 인터 밀란이 여러 시나리오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아체르비가 10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 된다면, 인터 밀란은 다음 시즌 초반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인터 밀란은 이번 시즌 우승이 유력하다. 24승 4무 1패(승점 76)를 달성하며 2위 AC밀란과 승점 차가 무려 14점이다. 이처럼 이번 시즌은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다음 시즌 초반 아체르비가 출전하지 못한다면 타격이 클 전망이다.

올해 36세의 베테랑 수비수인 아체르비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한 수비력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모든 대회 32경기에 출전해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인터 밀란의 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10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다면, 인터 밀란은 올여름 새로운 센터백 영입이 불가피하다. 또 아체르비가 1988년생으로 나이가 많다보니 대체자를 구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인터 밀란의 눈에 든 건 김민재. 최근 바이에른 뮌헨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를 보고 영입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다.

최근 이탈리아 내에서 꾸준히 인터 밀란의 김민재 영입설이 불거지자 쥐세페 베고르미도 입을 열었다. 베고르미는 인터 밀란 전설로 꼽히는 축구계 인사다. 베르고미는 1963년생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에 1979년부터 1999년까지 인터 밀란에서 홀약했다. 스페인 월드컵에서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깜짝 발탁된 베르고미는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의 한 축을 담당하며 전설로 나아갔다.

하루 전 베고르미는 이탈리아 매체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스리백 중앙 수비수라면 김민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김민재는 수비 라인을 통솔하거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속도와 수비력이 좋지만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나라면 김민재를 영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재의 기량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실력은 높이 사나 인터 밀란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봤다. 베르고미는 “일반적으로 김민재는 신뢰할 수 있으며 세리에A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전에 뛰었던) 나폴리에 비해 인테르밀란은 뒤에서 나가는 시작점이 다르다. 뱅자멩 파바르와 얀 아우렐 비세크와 함께 뛰어다로 (가운데보다는) 오른쪽 수비수가 더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베고르미는 지난 2022-23시즌 나폴리에서 맹활약한 김민재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김민재가 이적하자마자 맹활약했던 2022년 10월 인터뷰에서 “칼리두 쿨리발리가 떠난 뒤 우리 모두 김민재에 대해 의구심을 품었다. 난 김민재를 군인이라고 부른다. 김민재는 항상 그 자리에 있고 결코 실수하지 않는다. 어쩌면 빌드업에선 쿨리발리보다 떨어지지만 수비적으로는 더 조심스럽다. 수비수에겐 절대로 중요한 능력이다. 수비수는 항상 6점 또는 6.5점을 받아야 한다.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 실수도 하겠지만 김민재는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뛰었다. 인터 밀란으로 간다면 세리에A 적응기가 필요치 않다. 이미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된 적이 있기에 인터 밀란행이 나쁜 카드는 아니다.

시즌 후반기 김민재는 뮌헨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최근 선발에 변화를 줬다. 사실상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레버쿠젠에 내준 상황. 11년 연속 우승 팀 뮌헨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남았다. 컵 대회에선 조기 탈락했다.

이 여파로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 종료 후 뮌헨을 떠난다. 사실상 경질이다.

투헬 감독은 반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희생양은 김민재였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김민재는 투헬 감독 축구의 핵심 중 핵심이었다. 다른 주전들은 로테이션으로 체력을 아껴주면서도 김민재는 거의 매경기 풀타임 뛰었다.

그만큼 김민재 의존도가 높았다. 전반적인 공격 라인을 크게 올린 뮌헨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빠른 스피드로 공격에 가담하면서도 어느새 수비수로 복귀했다. 정확한 패스는 덤이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운동능력이 뛰어난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조합보다 그라운드 내 소통을 중요시 하는 에릭 다이어, 마티아스 더 리흐트 듀오에게 신뢰를 줬다. 실력이 아닌 전술 변화의 따른 선택이었다.

결과는 성공. 다이어, 더 리흐트가 선발로 나선 두 경기 뮌헨은 단 1실점에 그쳤다. 득점은 11점. 두 경기 다 완승이었다. 투헬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왜 김민재가 주전에서 밀렸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 조합이 승리를 부르고 있다. 둘 사이의 호흡도 매우 좋다. 다른 수비 포지션 선수들과의 합도 뛰어난 편이다. 굳이 이들을 선발에서 내칠 이유가 없다”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도 실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잘나가는 조합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뮌헨 중앙수비는 다이어, 더 리흐트가 지킬 것으로 보인다. 팀 성적이 다시 고꾸라진다면 김민재에게 기회가 오겠지만, 지금으로선 쉽지 않다.

한 달 전만 해도 예상하기 힘든 이야기다. 뮌헨에서 수비수로 활동하고 감독까지 맡았던 레전드 클라우스 아우겐탈러(66)은 김민재가 선발에서 배제된 이유를 조화와 소통이라고 짚었다.

그는 14일 독일 매체 ‘TZ’를 통해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뛸 때 개인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가장 핵심적인 조화가 부족했다. 수비만 놓고 봤을 때 라치오와 마인츠전이 더 나았다”라며 “단순히 더 리흐트와 에릭 다이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팀은 이전에도 잘 갖춰졌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김민재 입장에서 소통이 어려웠을 수 있다. 그는 한국에서 왔다.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거쳐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매번 새로운 언어를 익혀야 했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유가 어쨌든 최근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린 건 확실하다. 투헬 뮌헨 감독은 다이어, 더 리흐트 조합을 더 선호한다. 이 둘의 공존 시간을 늘리면서 실점은 줄었고 승률은 올랐다. 결과가 좋으니 더더욱 이 둘을 신뢰하게 됐다. 김민재에겐 악순환이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이달 초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라치오와 16강 2차전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1차전 원정 경기를 0-1로 패해 홈에서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후방 안정화가 최우선이던 때 김민재를 벤치에 앉혔고, 클린시트에 성공하자 주전 경쟁 흐름이 달라졌다.

결국 라치오전을 시작으로 마인츠 05, 다름슈타트전까지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승리를 보장하는 파트너가 됐다. 이렇다보니 투헬 감독은 변화를 가져갈 시기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김민재는 불과 열흘 만에 3순위로 팀 내 센터백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김민재는 현재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다이어도 매 경기 좋은 활약을 펼치는 건 아니다. 다름슈타트전만 해도 2실점에 모두 관여해 지적을 받았다. 다이어에게 늘 후했던 독일 언론 ‘빌트’도 이날만큼은 평점 4점을 매겼다. 빌트는 1~5점 중 낮을수록 좋은 경기력이었다고 평하는데 뮌헨이 5-2로 이긴 경기에서 다이어가 4점을 받았다는 건 개인 경기력은 평균 이하였다는 의미다.

다이어가 흔들리면 김민재가 다시 주전을 되찾을 수 있다. 뮌헨의 다음 경기는 A매치 기간이 지나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이다.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 맞대결이라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투헬 감독이 두 선수를 신뢰하고, 다름슈타트전도 이겼기에 그때까지 김민재는 벤치가 유력하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했다. 나폴리를 32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었다. 시즌 종료 후엔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됐다. 가치가 폭등한 김민재를 뮌헨이 가만 두지 않았다.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김민재를 설득하며 영입까지 성공했다. 이적료는 무려 5,000만 유로(약 720억 원).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5년 계약을 안겼다. 알려진 연봉은 100억 원이 넘는다.

그만큼 김민재의 실력을 높이 샀다. 영입 사실이 알려진 직후 투헬 감독이 적극적으로 반길 정도로 김민재를 크게 환영했다. 김민재는 곧바로 뮌헨 주전 자리를 꿰찼다. 주전 그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핵심이었다. 뮌헨 빌드업 플레이의 시작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초중반 내내 김민재는 혹사 논란에 휩싸였다. 투헬 감독은 휴식 없이 김민재를 매경기 풀타임 출전시켰다. 체력 문제가 우려됐지만 동시에 김민재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를 토트넘으로부터 임대로 데려왔다. 당시엔 어디까지나 김민재 대체 자원이었다. 뮌헨은 아시안컵 차출로 1, 2월 자리를 비울 김민재 대신 센터백을 소화할 선수가 필요했다.

뮌헨은 다이어를 데려올 당시 토트넘에 임대 이적료 350만 파운드(약 60억 원)를 지불했다. 완전 영입할 경우 드는 돈은 따로 들지 않았다. 다이어는 애초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2014년 토트넘에 입단한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요 수비수로 활약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뽑히는 등 준수한 센터백 자원으로 인정받았다. 손흥민 절친으로도 국내 축구 팬들에겐 유명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새 사령탑으로 오며 얘기가 달라졌다. 다이어는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더 이상 토트넘에서 다이어의 자리는 없었다.

그런 다이어를 뮌헨이 영입한 이유가 있다. 올겨울 수비진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

팀 수비의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던 김민재가 한국 대표팀 자격으로 아시안컵 출전 차 1, 2월 뛸 수 없었다.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 리흐트는 돌아가며 다쳤다. 이들이 없을 때 뛰어줄 센터백 수비수가 필요했고, 영입이 비교적 쉬웠던 다이어가 낙점됐다. 다이어는 김민재 대신 뛴 시간 경기력이 좋았고 뮌헨은 완전 영입을 결정했다.

이후 다이어는 빠르게 투헬 감독의 마음을 잡았다. 투헬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에릭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 조합이 승리를 부르고 있다. 둘 사이의 호흡도 매우 좋다. 다른 수비 포지션 선수들과의 합도 뛰어난 편이다. 굳이 이들을 선발에서 내칠 이유가 없다”며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도 실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잘나가는 조합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투헬 감독은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운동능력이 뛰어난 김민재, 우파메카노 조합보다 그라운드 내 소통을 중요시하는 다이어, 더 리흐트를 선택했다. 실력이 아닌 전술 변화의 따른 선택이었다.

김민재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실력으로 밀린 게 아니기에 언제든 다시 뮌헨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다. 때에 따라선 이적이라는 경우의 수도 존재한다. 인터 밀란이 벌써부터 김민재에게 접근하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