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캐스팅보터’ 신동국·국민연금 엇갈려

모녀 ‘42.66%’·형제 ‘40.57%’ 확보…근소한 차이

가처분 기각되면서 한미-OCI 통합 ‘청신호’

갈팡질팡 16.77% 소액주주…양측 “끝까지 설득”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 디자이너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가운데 큰 손들이 양 진영으로 갈라지면서 그야말로 ‘박빙’의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 대결 승기의 향방이 ‘16.77%’의 소액주주 손에 달린 가운데 양 진영은 남은 하루의 시간 동안 소액주주 설득에 온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모녀의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했다.

수책위는 “모녀 측이 제시한 이사 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 임종윤·종훈 형제 안건에는 모두 반대하겠다”며 “(모녀 측 안건이)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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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가진 국민연금이 모녀 측에 서면서 모녀는 총 42.66%의 우호 지분을 잠정 확보하게 됐다.

앞서 지분 12.15%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쪽의 손을 들어주면서 형제는 총 40.57%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번 국민연금의 모녀 지지로 양 측의 우호 지분 차이는 단 ‘2%p’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16.77%의 지분을 가진 소액주주들의 손에 달렸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삼삼오오 연대를 구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모녀를 지지하고 나선 한미사우회와 임 형제를 지지하는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 연대가 있다. 현재까지 양 쪽에 집결된 의결권은 1% 남짓이라 실제 결과는 주총 현장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흔들 가처분 결과가 모녀 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모녀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형제가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저지하기 위해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26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모녀가 그리는 한미의 미래가 법적 타당성을 얻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명가, 신약개발 명가라는 한미그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OCI그룹과의 통합 외에는 현실적 대안이 없는 절박한 상황에 대해 재판부가 깊이 고심하고 공감해서 나온 결정이라고 본다”며 “이로써 한미그룹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형제 측은 재판부의 결정에 곧바로 항고 절차를 밟았다. 형제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이는 신주발행과 관련한 의사결정과정에만 집중한 것으로 이 행위가 초래할 한미의 중장기적 미래까지 고려하지 않은 점은 매우 아쉽다”며 “결정 이유에도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즉시 항고를 통해 다시 한 번 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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