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작년 12월 평택공장 조립3라인 통합공사 준공

모노코크 전기차+프레임바디 혼류생산… 국내 유일

“렉스턴 안팔리면 토레스EVX 만든다” 생산 유연성 확보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이 지난 23일 KGM 평택공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이 지난 23일 KGM 평택공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어떤 사안이 결정되면 곽재선 회장은 그것을 신속하게 이행합니다. 이번 혼류공사는 마힌드라 때도 고민했던 문제지만, 그때는 엄두가 안나서 손도 못댔거든요.”

KG모빌리티(KGM) 평택공장의 생산을 총괄하고 있는 박장호 생산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평택공장 통합공사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마힌드라에 인수됐을 때 500억원의 비용에 눈치가 보여 엄두도 못냈던 이 통합공사는 KG그룹에 안긴지 불과 1년여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지난 23일 방문한 KGM 평택공장은 어렵게 이뤄진 통합공사 덕에 효율적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평택공장에는 자동차 부품을 조립해 완성차로 만드는 총 3개의 조립공장이 있는데, 과거 체어맨, 투리스모 등을 생산하다 멈춘 2공장을 3공장과 통합하면서 놀고 있는 장비 없이 공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특히 주목되는 것은 기존 모노코크(프레임+바디 일체형) 차량을 생산하던 2공장과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칸 등 바디온 프레임 차량을 전용으로 생산하던 3공장이 통합되면서 두가지 차량을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번 통합공사로 모노코크 구조 전기차(토레스 EVX)까지 3공장에서 모두 생산할 수 있게됐다. 모노코크 타입 내연기관, 전기차와 바디온 프레임 차량이 한 곳에서 생산되는 공장은 국내에서는 KGM이 유일하다.

덕분에 2공장과 통합공사가 이뤄진 조립 3공장에서는 다양한 차종의 조립과정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다. 모노코크와 바디온 프레임 차량의 라인을 나눠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라인 안에 모든 차량이 섞여있었다.

시트, 인스트루먼트 패널 등을 끼워넣는 의장공정에서는 패널을 넣는 라인과 시트를 넣는 라인만 나눠진 채 토레스 EVX, 토레스, 렉스턴 스포츠칸 등이 골고루 섞인채 나란히 줄지어 작업자들을 맞았다.

바디온 프레임, 모노코크, 모노코크 전기차 차량의 혼류생산을 특히 잘 나타내는 공정은 시트, 엔진 등이 모두 장착된 차량 뼈대와 모노코크, 프레임 타입 등 바디를 결합하는 바디마운팅 공정이다. 바디마운팅을 기다리는 라인에는 토레스EVX, 렉스턴 등이 차례로 줄을 서 있고, 각 차량에 걸맞는 바디가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덕분에 이 공정에서는 렉스턴이 도착하면 프레임바디를 끼워넣고, 토레스가 도착하면 모노코크 바디를 끼워넣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전기차인 토레스EVX는 중앙부에 배터리가 장착되므로 이 공정에서 바디가 아닌 프론트 액슬과 리어액슬을 마운팅하게 된다. 제각기 다른 차량에 다른 바디와 샷시를 마운팅 하는 만큼 생산 시간이 늘어났을 법도 하지만,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덕에 기존과 생산 시간은 같아졌다.

박 본부장은 “바디마운팅 공정은 제일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기술적인 해결 문제고, 현재 서로 다른 두 가지 차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했기 때문에 시간당 나오는 차량 대수는 똑같다”고 설명했다.

바디마운팅 공정에서 토레스EVX에 프론트액슬, 리어액슬을 체결하고 있다. ⓒKG모빌리티 바디마운팅 공정에서 토레스EVX에 프론트액슬, 리어액슬을 체결하고 있다. ⓒKG모빌리티

바디를 체결하고, 타이어까지 장착한 차량은 보통 테스트 구간으로 넘겨지지만, 이 곳에서는 다른 공정이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배터리 장착 공정이다.


전기차가 함께 생산되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바로 테스트 공정으로 넘어가지만, 토레스 EVX의 경우 마지막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라인으로 옮겨진다. 전기차 조립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덕에 향후 출시될 코란도 후속 전기차 KR10, 전기 픽업트럭 O100 등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박 본부장은 “기술적으로 모노코크 전기차, 모노코크 내연기관차, 프레임바디 차량을 혼류 생산하는 것은 어려운일이다. 이것은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며 “KR10, O100 등 후속 차량들도 모두 이곳에서 생산될 것이며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렉스턴 안 팔리면 토레스EVX 만들자… 유연성 높인 KGM
ⓒKG모빌리티 ⓒKG모빌리티

조립공장 통합공사로 KGM은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칸 판매량이 저조하면 쉬어야했던 3공장은 토레스와 토레스EVX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모노코크 전용 공장이었던 1공장의 생산 부하를 줄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KGM 관계자는 “현대차·기아 만큼 판매량이 높지 않기 때문에 생산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통합공사 뿐 아니라 곽 회장의 열정과 결단력이 KGM 생산공장에 미친 영향도 컸다. 법정관리를 지나 자칫 회사가 없어질 위기에도 처했던 만큼 KG그룹 품에 안긴 후 곽 회장의 열정에 직원들의 마음도 하나로 뭉치면서다. 이들은 KGM이 지난해 흑자를 달성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고 봤다.

박 본부장은 “특별히 제품이 바뀐것도, 사람이 바뀐것도, 설비가 바뀐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작년 KGM은 턴어라운드를 이뤘다”며 “경영층에서부터 치열하게 토론을 통해 방안을 모색하고, 새로운 방향을 잡아준 결과다. 곽 회장은 토론 중에 해답을 찾고, 결정이 나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 직원들도 기회가 주어졌을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가득찼다고 본다”고 했다.

공장 개조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한 만큼 공장 이전 계획이 미뤄졌을 법도 하지만, 평택공장 이전을 위한 노력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 출시될 픽업트럭 O100 모델은 평택공장에서 양산이 확정됐지만, 공장 이전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박 본부장은 “O100은 평택공장에서 양산일정을 준비하고있다. 하지만 그게 공장이전을 안한다는 시그널은 아니다”라며 “공장이전 필요성과 당위성은 저희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동감하고 있다. 하루빨리 조건만 맞으면 새로운 부지로 이전하고 싶지만, 현재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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