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8) ⓒ뉴스1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 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8) ⓒ뉴스1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20대 남성이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대학생 김레아(26)가 경기 화성 봉담읍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을 찾아온 여자친구 A씨와 그의 모친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병원 치료를 받다가 숨졌고 A씨의 어머니는 중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교제살인·폭력 범죄에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데.

데이트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일 서울금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6.1) ⓒ뉴스1
데이트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일 서울금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6.1) ⓒ뉴스1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제살인·폭력 등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1만3939명으로 2020년 8951명 대비 55.7%가 증가했다. 범죄 유형으로는 폭행·상해(9448명, 67.8%)가 가장 많고 체포·감금·협박(1258명, 9%), 성폭력(453명, 3.2%) 등 순이다.

여성인권단체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해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 애인이나 배우자 또는 일방적인 관계를 요구하는 남성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최소 13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당 1명꼴로 여성들이 평소 알고 있던 남성에 의해 죽은 것이다.

살인미수 등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449명으로 늘어난다.

21일 오전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진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조현진은 지난 12일 충남 천안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충남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현진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2022.1.21) ⓒ뉴스1
21일 오전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진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조현진은 지난 12일 충남 천안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충남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현진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2022.1.21) ⓒ뉴스1

데이트 폭력을 신고한 전 여자친구를 차로 납치한 20대 남성 A씨와 범행을 도운 친구 B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B씨와 함께 전날 오전 1시50분 전 연인 C씨를 강남구 역삼동에서 납치해 40분가량 관악구로 승용차를 몰며 감금한 혐의로 체포됐다. 연인 C씨는 앞서 10일 A씨를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해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받았지만 A씨는 납치 직전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가위로 잘랐다. (2023.2.13) ⓒ뉴스1
데이트 폭력을 신고한 전 여자친구를 차로 납치한 20대 남성 A씨와 범행을 도운 친구 B씨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B씨와 함께 전날 오전 1시50분 전 연인 C씨를 강남구 역삼동에서 납치해 40분가량 관악구로 승용차를 몰며 감금한 혐의로 체포됐다. 연인 C씨는 앞서 10일 A씨를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해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받았지만 A씨는 납치 직전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가위로 잘랐다. (2023.2.13) ⓒ뉴스1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 ⓒ뉴스1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 ⓒ뉴스1

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용의자' A씨가 도주 하루만인 20일 대구에서 검거돼 서울 중구 서울중부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11시30분쯤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0분 대구 소재의 한 숙박업소에서 용의자 A씨(35)를 검거했다. 한편 B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데이트 폭력 신변 보호' 대상자였다. (2021.11.20/) ⓒ뉴스1
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데이트폭력 살인사건 용의자’ A씨가 도주 하루만인 20일 대구에서 검거돼 서울 중구 서울중부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전 11시30분쯤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여자친구인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0분 대구 소재의 한 숙박업소에서 용의자 A씨(35)를 검거했다. 한편 B씨는 경찰이 관리하는 ‘데이트 폭력 신변 보호’ 대상자였다. (2021.11.20/) ⓒ뉴스1

교제살인·폭력 등 빈발하는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교제살인에 따른 사망자를 공식 집계하지 않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9년 12월 시행된 여성폭력방지법에 따라 여성폭력 통계를 3년마다 수집해 공표하고 있지만, 교제살인·폭력 집계는 실시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교제살인·폭력에 대한 국가통계를 마련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첫걸음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잘 만들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국가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야 신고율도 올라가고, 살인에 이르기 전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남경 에디터 / namkyung.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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