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때리기’ 1인자를 가리는 서울시 대표 이벤트 ‘한강 멍때리기 대회’ 우승자가 가려졌다.

지난 12일 오후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는 ‘서울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 멍때리기 대회 공식 인스타그램

지난 12일 오후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는 ‘서울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데이터 언어학자, 정신과 의사, 쇼트트랙·권투선수 등 다양한 직군 종사자들이 대 참여해 이색 대결을 펼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열린 대회에는 총 80팀이 참가해 ‘멍때리기 고수’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였다. 시는 올해 대회 10주년을 맞아 참가선수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10팀 늘려 총 80팀을 선발했다. 경쟁률은 무려 35대 1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 참가 방법은 간단하다. 대회 참가자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대회 중에 선수들은 말을 할 수 없고 대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색깔 카드를 제시해 물, 부채질 등 총 4가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멍때리기에 실패하면 퇴장 카드와 함께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올해 10주년 맞은 ‘한강 멍때리기 대회’ /멍때리기 대회 공식 인스타그램

색깔 카드로는 △졸릴 때 마사지를 받는 ‘빨간카드’ △목마를 때 물을 받는 ‘파란카드’ △더울 때 부채질 서비스를 받는 ‘노랑카드’ △기타 불편사항을 표현하는 ‘검정카드’가 제시됐다.

대회 우승자는 ‘심박수 그래프’와 ‘현장 시민투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다. 우선 참가자들이 착용한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15분마다 확인해 작성되는 심박수 그래프를 바탕으로 점수를 부여했다. 더불어 현장에서 대회를 관람한 시민의 투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 2, 3등과 특별상 수상자가 가려졌다.

그 결과 올해 ‘한강 멍때리기 대회’ 우승은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가 차지했다.
2024년’한강 멍때리기 대회’ 우승자 프리랜서 아나운서 권소아. / 권소아 인스타그램

권소아는 “평소 뭔가를 목표로 할 때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심장이 빨리 뛸 것 같아 그냥 평소처럼 멍을 때렸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리도 저리고 진행자의 멘트를 듣고 웃음도 나올 뻔했는데 잘 참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회 3등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곽윤기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쇼트트랙복을 착용하고 대회에 참가한 곽윤기는 “올림픽 도전만 다섯 번 하고 누군가와 경쟁하며 살면서 무엇보다도 쉬고 싶었다.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며 참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승을 목표로 나왔는데, 직업 특성상 종이 울리면 출발하거나 마지막 바퀴다. 그래서인지 (대회 종료 직전) 종이 치니까 심장이 두근두근하더라. 최대한 누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2024년 ‘한강 멍때리기 대회’ 3등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곽윤기.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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