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대장주’ 하이브,민희진 대표와 대립에 주가 폭락…갈등 장기화 예고

[인포스탁데일리=서동환 전문기자]
 

사진=하이브 홈페이지
사진=하이브 홈페이지

엔터 대장주 하이브도 피하지 못했다. 소속 아티스트가 기업가치의 핵심인 엔터업 특성상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인물 관련 이슈다. 글로벌 톱티어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뉴진스의 프로듀서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정면으로 맞서면서 주가 폭락은 불가피했다.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터라 적잖은 리스크가 내재한 상태라는 평가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민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을 확보했다며 자체 감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를 포함한 어도어 핵심 인물들이 경영권 탈취를 모의하고 사업상 비밀 유출 등을 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 하이브측은  민 대표와 어도어 이사진 사이 대화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민 대표도 가만있지 않았다. 직접 기자 회견을 열고 “어도어 경영권 탈취하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하이브와의 갈등은 자회사 사이 표절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본인이 제작한 뉴진스와 또 다른 하이브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인 아일릿의 콘셉트 등이 유사하다는 게 민 대표 측의 핵심 주장이다. 

크게 ‘경영권 탈취 대 뉴진스 베끼기’의 구도인 셈이다.

하이브, 에스엠, 코스피 지수 및 주가 추이 상대 비교. 자료=네이버

BTS를 기반으로 시총 10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하이브에게서 예상치 못한 잡음이 나오자 주가는 바로 반응했다. 23만원 수준의 주가는 20만원 대로 주저 앉았다.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이 1조원 정도 증발해 버렸다.

하이브의 기업가치 제고에 적잖은 기여를 한 인물이 회사와 극한 대립을 하자, 엔터업 특유의 리스크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과 비교해 엔터 산업은 개개인이 기업가치의 핵심이면서 가장 큰 리스크”라며 “인지도·중요도가 높은 인물일수록 잠재된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실제 소속 아티스트 사생활 문제, 회사와의 불공정 계약 등에서 나온 잡음으로 엔터 산업 내 기업가치가 훼손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며 “다만 하이브 경우 BTS의 군 문제 등이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되어 온 터라 급작스레 나온 민 대표 사태의 충격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공론화된 잡음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양 측은 법률 대리인을 선임,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법적 공방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는 민 대표의 배임 여부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신동훈 어도어 부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지난달 26일 경찰에 고발했다. 민 대표가 어도어를 껍데기로 만든 뒤 인수하려 했다는 게 하이브 측 주장이다.

다만 민 대표가 어도어에 손해를 끼쳤다는 걸 입증해야 배임 혐의가 적용되기에 꽤나 다툼의 소지가 많을 거라는 게 법조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민 대표가 뉴진스를 통해 어도어의 실적을 크게 키웠고, 하이브 내에서도 그 존재감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며 “민 대표에게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어도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3억원, 335억원이다. 하이브의 연결 실적 기준 각각 5%, 11% 비중이다. 뉴진스라는 단일 지식재산권(IP)만으로 일군 성과다. 때문에 민 대표가 배임을 저질렀다는 걸 입증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다. 

엔터 산업 내 자주 등장하는 불공정 계약 또한 법적 다툼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민 대표는 어도어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그 가운데 5%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 매각할 수 없다. 이에대해 민 대표는  “자신이 팔지 못하게 꽁꽁 묶어둔 5%가 노예 계약처럼 결려 있다”고 언급했다. 지분 매각이 제한되어 하이브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게 민 대표 주장이다.

반면 하이브 측은 “하이브와 계약이 만료되는 2026년 11월 경업금지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반박하고 있다.

엔터 업계에서는 양 측의 대립이 심한 탓에 사태가 장기화 될 거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엔터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 측과 민 대표 측의 대립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걸로 알고 있다”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된 이상 치열한 법적 다툼으로 번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뉴진스의 컴백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앞으로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엔터 업계 전체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동환 전문기자 oensh1@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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