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 김택우 협의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과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 김택우 협의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의과대학 정원을 사이에 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의료계는 무리한 증원의 과학적 근거가 없었다고 비판하며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공개했는데, 정부는 수차례 회의를 거쳐 결정했다는 반박을 내놨다.

14일 정부와 의료계 등 입장을 종합하면 양측의 쟁점은 크게 ‘정원 2000명 증원 근거’와 ‘정부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제출된 자료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과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회의 결과와 함께 증원의 근거가 담긴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 고려대 보건대학원 신영석 교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권정현 연구위원의 보고서 3건 등이다.

정부는 객관적·산술적 추계 방법을 통한 도출을 확인하고, 이를 정책적 고심을 통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현재 (의대 정원) 5000명이 부족하고 현재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을 때는 (앞으로) 1만명이 부족하다는 게 3개 연구보고서의 공통된 결론”이라고 언급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오는 2035년 1만5000명이 부족해진다고 판단해 그 중 1만명은 미래 공급을 통해 해소하자는 취지로 증원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의사 양성까지 6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내년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씩 늘려야 오는 2031~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가 배출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는 “(2000명) 숫자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회의는 보건의료정책심의회이고, 보정심에서 제시된 내용을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해당 자료 목록은 같은날 오전 의료계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찬종이 공개했는데, 정부는 ‘소송 방해행위’라며 유감을 표했다.

박 차관은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의사단체 측 변호사가 공개하고 그에 대한 본인들의 해석을 예고하고 있는데, 장외에서 재판과 관련된 내용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날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대 입학정원 증원의 근거·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김종일 회장은 “정부가 근거로 제시한 3가지 보고서는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없어 2000명 증원의 주요 근거로 인용되기에 부적합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3가지 보고서 모두 복지부 의뢰로 진행돼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보고서는 부족 인원에 대한) 추론 가능성으로 (증원을) 제안한 데 불과하며 (되려 인원) 과잉을 예측한 보고서 또한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의료계가 자료를 공개한 것이 소송 방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숨기고 있는 것은 정부이며 소송 방해를 하는 것 또한 정부”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서도 ‘2000명’ 숫자의 출처 등이 공개되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도리어 이것이 바로 소송 방해행위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한편 법원은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뒤 늦어도 오는 17일까지 증원 근거에 대한 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판결에 대한 재항고가 있을 수는 있으나, 임박한 대학입시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의대 증원 방향 설정에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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