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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거대 야당과 협상을 앞두고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본관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야당 원내지도부와 신뢰를 쌓으려 노력하고, 인간적 유대관계도 만들어가려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전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민심의 바다는 오만이란 배를 싫어하더라. 이 점을 잘 설득하겠다”고 했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과 협상 실무를 도맡는 자리다. ‘강성 친명계’ 일색인 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배 원내수석부대표의 1년간 맞상대가 됐다. 108석에 불과한 여당을 대표하는 협상자인 만큼 어깨도 무겁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배 원내수석부대표가 박 원내대표와 인천 동향(同鄕)인 점까지 고려해 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동향 사이의 유대감까지 기대야 할 정도로 국민의힘 원내 상황이 가시밭길에 가깝다는 의미다. “함께 고생하자고 하시는데 어떻게 거절 하나요. 하겠다고 했습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의 방에는 방금 전까지 읽었던 것처럼 보이는 국회법 책들이 쌓여있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귀한 ‘수도권 당선인’이기도 하다. 그 어느때보다 강하게 불었던 정권심판론을 뚫고 당선된 비결로는 “인천 지역에서 가장 높았던 공약 이행률”과 “공항고속도로 지역민 무료화 등 실생활 속 변화를 이끌어낸 점”을 꼽았다.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지역민과 소통해온 ‘시간’도 신뢰의 근거가 됐다고 했다.

다음은 배 원내수석부대표와 일문일답이다.

추경호·박찬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송의주 기자

-추경호 원내지도부의 원내수석부대표로 굉장히 강력한 카운터파트와 상대하게 됐다. 각오를 들려달라.
“협상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당 상대들과)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해야 하고, 인간적 유대감도 만들어가려 한다. 얼마전에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네명이서 같이 식사를 했고, 또 밥 약속을 잡았다. 꾸준히 만나려고 한다.”

-추경호 원내대표와는 원래 인연이 있었나?
“기획재정위원회를 함께 했다. 장관이실때 한 3년동안 서로를 지켜봤다. 거기서 신뢰가 생긴게 아닌가 싶다. 사실 사무총장에 내정돼 있었는데 추 대표님께서 도와달라고, 같이 고생하자고 하셔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뿐만 아니라 언론과 소통도 중요하지 않나.
“4년 전에 김종인 비대위에서 대변인을 했고, 언론 소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일단 원내지도부 돌아가는 사이클을 좀 보고 소통을 넓히려 한다. 정치의 일 중에 한 절반은 일하는거고, 절반은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일을 정확하게 알리지 않으면, 그건 꼭 일을 안 한것과 다름없이 돼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개원하면 원구성 협상을 해야 하는데 상황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법사위, 운영위원장을 다 가져가려 하지 않느냐.
“국회의장은 국회 운영의 마지막 결정자, 법사위원장은 법안의 게이트키퍼(Gate Keeper), 운영위원회는 대통령실 등 최고 행정기관이 걸려있다. 그래서 여당이 맡아왔다. 민주당이 다 가져간다면 우리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얘기 아닌가. 배에 너무 많은 것을 태우면 배가 뒤집어진다. 민주당이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가면 이른바 ‘과적'(過積)할 수 있다. 민심의 바다라는 게 오만으로 가득찬 배를 싫어하더라. 4년 전에도 민주당이 의석 수를 독식했는데 재보궐 선거,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지지 않았는가. 그런 걸 곱씹어보며 설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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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25만원 전국민 지급에서 민주당이 선별 지급으로 조금 입장이 바뀌는 분위기더라.
“내가 생각하는 정치의 목적, 정부의 역할 중 가장 큰 건 ‘고르게 잘 살게 하는 것’이다. 정치가 있는 게 희소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 하지 않는가. 꼭 필요한 사람들, 취약한 계층에 좀 무게를 실어 나눠줘서 골고루 잘 살게 하는게 정부의 역할인데 전국민에게 똑같이 25만씩 나눠준다? 정부가 무슨 곗돈 계주도 아닌데 왜 그래야 하느냐. 부자에게 25만원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돈을 좀 더 모아서 50만원을 힘든 분께 드린다면 의미있게 쓰여질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시는게 아닐까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 관련해 거부권을 쓰면 당장 민주당에서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한다고 하는데.
“채상병 특검은 지금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을 두 번이나 태워서 공수처를 만들지 않았는가. 본인들이 세운 국가기관인 공수처를 뛰어넘어 특검을 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추경호 원내대표 당선 후 친윤이란 기사가 쏟아졌다. 본인 스스로 친윤이라고 생각하는가.
“(하하) 전 가급적 중립적으로 사안을 처리하려고 애써왔다. 전 제 할일을 하자는 주의다.”

-인천에서 재선에 성공했는데, 당선 비결이 있다면.
“매니페스토 한국실천본부에서 까다롭게 공약 실천 여부를 확인했는데, 83개의 공약을 실천했더라. 인천에서 가장 많은 공약을 실천한 셈이다. 공항고속도로 통행료 무료 공약 등도 실천했고, 지역 주민들의 호응도 높았다. 이런 점을 보고 정권심판론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택해주신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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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본관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인천에서 국민의힘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천은 기초단체장 10군데 가운데 8개가 국민의힘이다. 시의원도 전체의 3분의2가 국민의힘이고.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우리가 좀 만 잘하면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불기도 했고, 후보들 중에서 선거 몇 달 전에 온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낙선하신 분들 중에 정말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시간을 두고 4년 간 지역과 소통하고 갈고 닦으시면 어떨까 싶다. 정성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 주민분들이랑 22대 국회에서 뭘 꼭 하겠다고 약속하신 부분 있으시면 이야기해달라.
“제 지역구엔 공항, 항만, 농촌, 어촌, 신도시, 경제자유구역, 접경 지역, 섬까지 다 있다. 한 마디로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의정보고서도 중구, 영종, 강화, 옹진 지역별로 4가지 버전으로 내왔다. 외곽 지역의 경우 사고가 나 다쳤을 때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병원 신설, 교육, 복지 문제에 힘을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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