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찾은 시민과 관람객들이 27일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그린 바이브’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 /정재훈 기자

“회색 도시 속 푸릇한 식물은 지친 나를 위한 안정제 같아요.”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김민지씨(31·여)는 눈에만 담기 아쉬웠는지 발길을 멈춘 뒤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추억 남기기에 바빴다.

대휴(대체휴일)를 쓰고 이곳을 찾았다는 김씨는 “계속 일만 하다 보니 자연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차가 없거나 시간이 없는 저 같은 직장인들은 당일로 멀리 다녀오기도 힘들고, 차 안(도로)에서 시간 보내기가 아쉬워 집 근처를 산책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이어 “모처럼 생긴 휴일에 빌딩숲 말고 자연이 보고 싶어 한강을 찾았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면서 “역시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 16일 개막한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약 1만460㎡의 뚝섬한강공원 수변 부지에 국내외 정원전문가와 기업·기관, 시민들이 가꾼 76개의 정원으로 꾸며졌다. 장미와 작약 등 남녀노소가 선호하는 화관목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은 이끼류와 양치식물도 볼 수 있다.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찾은 시민과 관람객들이 조성된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왼쪽). 어린아이들이 서울시 마스코트 대형 ‘해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뚝섬한강공원은 평일 오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서울시 마스코트인 ‘해치’ 인형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공원 곳곳을 누비며 자연을 즐겼다. 데이트를 즐기는 청춘 남녀, 무릎을 굽히며 친구의 인생샷을 남겨주기 바쁜 어르신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만발했다.

특히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곳은 뚝섬한강공원 야외수영장이었다. 튜브에 꽃을 띄운 이곳은 SNS 인증샷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김서현씨(28·여)는 “지하철에서 본 포스터가 너무 예뻐 찾아왔다”며 “아기자기한 정원과 정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제가 좋아하는 ‘인사이드아웃’ 캐릭터도 있고, 최근 SNS에서 국제정원박람회 후기가 많이 보이는데 더 유명해지기 전에 와서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며 웃어 보였다. 일주일에 3번은 뚝섬한강공원을 찾는다던 황영자씨(77·여)는 “아파트 베란다에 만든 미니 정원만 보다가 집 앞에 이렇게 예쁜 정원이 생기니 너무 좋다”며 “손주들과 함께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뚝섬한강공원 곳곳 펼쳐진 정원에서 관람객들이 저마다의 추억을 남기고 있다.

공원 한편에는 정원을 배경으로 빈백에 누워 독서할 수 있는 ‘책읽는 한강정원’도 조성됐다. 임지선씨(27·여)는 “좋은 풍경을 보고 산책을 하니 하루의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듯하다”며 만족해했다.

시에 따르면 국제정원박람회 방문객은 전날 기준 16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뚝섬한강공원 방문객과 비교하면 약 6배 뛴 것으로, 2015년 서울정원박람회가 처음 열린 이래 최단기간 가장 많은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서울, 그린 바이브(Seoul, Green Vibe)’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국제정원박람회는 10월 8일까지 이어진다. 시민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 변화에 따라 다양한 풍경의 정원을 즐길 수 있다.

이수연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이든 해주고 싶지 않나. 그래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행복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뚝섬한강공원에 작가·시민·기업 등이 참여한 76개 정원을 하나로 연결해 ‘뚝섬시민대정원’을 조성했다”며 “많은 시민이 뚝섬시민대정원에 방문해 바쁜 일상 속 지쳤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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