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조국혁신당이 작은 크기에 분리까지 된 국회 사무실을 배정 받으면서 개원부터 분노에 휩싸였다. 혁신당은 사무실 재배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국회사무처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청 사무실 배정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4.06.03. [사진=뉴시스]

3일 조국혁신당은 최고위원회의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진행했다. 로텐더홀은 본청 돔 지붕 아래 본회의장으로 드나드는 길목이다. 이날 혁신당이 회의실이 아닌 로비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한 이유는 사무실 배정에 대한 항의 표시다.

‘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비교섭단체(원내 20석 미만)의 경우 소속 의원 수가 10~19명인 정당은 본청에 99㎡(약 30평), 3~9명인 정당은 66㎡(약 20평)의 공간을 할당받게 돼 있다.

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전 국회사무처로부터 본청 219호와 223·224호를 사무공간으로 배정받았다. 3개 사무실 각 10평씩 규정에 따라 30평을 배정받은 것이다.

혁신당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사무공간의 분리로 인한 업무 효율 저하 문제다. 조국 대표는 이날 오전 사무실을 둘러보면서 취재진에게 “직원분들이 결제든 뭐든 계속 오가야 하는 상황이고, 공간이 떨어져 있게 되면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의석수에 비해 사무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불만이다. 혁신당 입장에서는 12석을 확보한 원내 3당의 사무공간이 3석을 확보한 개혁신당·진보당의 사무공간과 비교했을 때 2.5배 정도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혁신당이 공간 배정에서 다른 당에 비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혁신당에 배정된 사무공간에 대해 우리 의원들이 격분하고 있다”며 “마치 김밥 양 끄트머리만 모아서 도시락도 채우지 않은 채 배달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소리를 높였다.

혁신당은 사무실 재배정이 완료되지 않는 한 로텐더홀을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차기 국회의장에게 면담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할 예정이어서 혁신당의 로텐더홀 총회는 차기 국회의장 선출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에 첨부된 배정면적 기준. [사진=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

국회사무처는 국회사무처대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혁신당은 타 정당과의 불평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회사무처는 규정대로 배정을 완료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규정을 만든 취지 자체가 소수 정당을 배려하기 위해서, 그 기본 평수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본 평수대로 정당별 사무실을 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대한 모든 정당의 요구사항을 받아서 배정을 해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 재배정 문제는 국회의장의 전권인 만큼, 차기 국회의장이 유력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손에 달렸다. 하지만 재배정 과정에서 규정 해석 문제가 남아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법조문 상으로는 재배정에 관해서는 나와 있는 게 없다”며 “의장님이 오셔야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치가 완료된 상황에서 의장님이 말씀하시면 재배정이 가능한 건지 해석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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