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고속 기동 로켓시스템(HIMARS)에서 로켓포룰 발사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이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무기를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로부터 ‘러시아 영토내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제한적 사용 허가’ 통보를 받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주요 전장에서 밀리고 있는 전황을 뒤집기 위해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군사 블로거들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지난 1일 오후 미국의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러시아 국경지대 벨고로드에 쐈다고 밝혔다. 친정부 성향의 러시아 종국기자인 예브게니 포두브니는 텔레그램에 “적군(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오랜 영토를 공격하는 데 서방의 무기 체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M142 하이마스 MLRS 포탄의 파편”이라며 글과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군 대공방어 병사들이 벨고로드 지역 상공에서 미사일 10기 이상을 격파했다”고도 주장했다. 포두브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선전하는 활동으로 영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일부 러시아 영토 내 표적에 대해 미국산 무기를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 회의 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군 교전 원칙의 특징은) 전장에서 실제 벌어지는 상황에 맞도록 필요에 따라 적응하고 조정해 우크라이나가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영토 내 공격을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공격이 허용된 지역은 우크라이나 국경과 러시아 일부 지역으로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러시아로 기울어진 전황을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 내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능력을 상당히 강화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러시아의 파괴적인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치명적인 공격을 했던 러시아의 KAB 활공폭탄을 막기 위해서는 이를 투하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제한적인 국경지대 미사일 공격으로는 이런 걸 막는 구실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더 많은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승리로) 백악관에 복귀해 우크라이나에 부당한 평화 협정을 강요한다면 ‘루저(패배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도 국제적 위상에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제3차 세계대전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전망이 우세한 상황을 고려하며 ‘계속 지원’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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