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외식·식품업계에서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2%대 초반으로 내려온 근원물가를 언급하면서 금리 조정 등 금융 정책을 쓸 여력이 커진 환경이 조성됐다고도 평가했다.

한 총리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 기자단 정례 백브리핑에서 “외식업계의 물가가 항상 불안하다”며 “식자재 불안이 하나의 요인이고, 또 하나는 인건비의 상승”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면서 “외식업계에 대해 필요한 경우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외식업계 코스트(비용)를 줄일 수 있다면 줄일 수 있는 조치를 해야 옳지만, 그런 조치를 했을 때 고용 가능성 있는 분들이 (취업이) 어려워지지 않냐는 걱정이 있을 수 있어 여론도 조금 더 타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의 물가·고용률 등 경제 지표가 나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올 때 2022년 4월 물가가 4.8%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에너지 문제 때문에 5월 5.3%, 6월 6%, 7월 6.3%까지 올랐다”며 “그런데 지난달 2.7%까지 떨어졌고 근원물가는 2.2%로 떨어졌다. 수출도 8개월 연속 플러스(+)이고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흑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진정되지 않은 농산물 물가를 언급하며 “6월 들어가면 제철 과일 사정은 더 나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배추·무 등을 제때 확보함으로써 (물가 조율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복숭아·수박·참외 등 제철 과일이 잘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바나나·파인애플 등 수입 과일의 할당 관세를 거의 0%로 낮추는 정책을 9월까지 계속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가 금융(금리) 정책에서 숨을 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업·자영업자·국민이 바라고 있다”며 “최근 근원물가가 2%대 초반까지 내려온 것은 금융 정책에 희망을 주는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北 도발에도 9·19합의 족쇄 돼… 국민 안전 지켜야”

이날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결정에 관해 한 총리는 “오늘 합의를 정지한 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데 있어서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겠다는 데에서 출발했다”며 “우리의 평화가 북한이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것에 의해 조건 지어지는 것은 국가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선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9·19 합의를 전면적으로 위반해 왔는데, 그동안 한국은 법률을 지켜가면서 그 안에서 대응하고 최대한 북한과의 합의를 지켰다”며 “북한의 도발에도 지금까지 9·19 합의에서 금지된 여러 가지가 상당한 족쇄로 작용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게 당연한 국가의 임무”라고 말했다.

9·19 합의 금지 해제의 조건인 ‘남북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에 대해선 “북한이 국제 규정이나 국제법, 안보리 결의에 기초한 행동을 해야 하는데, 러시아와의 협력 등 더 악화하는 상황이란 건 남북 간 신뢰 회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위협 행동이 없으리라는 확신이 없으면 최대한 억지력 확보를 위해 정지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일명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 훈련을 받다가 훈련병이 숨진 사건에 대해서는 “군에서 근무하다가 생명을 잃는 일들은 없어야 하는데, 이번 사고로 인해 돌아가신 분과 부모님,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며 “철저하게 수사해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미 경찰로 이첩됐다. 사법 시스템이 철저히 그 문제를 들여다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전공의 사직서 수리, 유감이지만 자기 길 찾게 해야”

한 총리는 정부가 병원장에게 내린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과 전공의에게 부과한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4일부로 철회한 것에 관해 “원로분들 중 돌아올 전공의들은 돌아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달라는 말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무작정 가는 건 개인적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었다. 정부가 내렸던 명령을 철회해 그에 따라 유연하게 처리해 주면 돌아올 분들은 돌아온다고 했다”며 “도저히 (복귀가) 어렵다는 분들의 사직서를 계속 수리 안 하고 있는 건 그분들을 기다리는 것인데, 아깝고 유감스럽지만 자신의 길을 찾도록 해드리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전날 정부가 동해 대규모 석유·가스전 발견 소식을 ‘깜짝’ 발표한 가운데, 시추 추진 실패 시 주식시장이나 경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 등이 있어 성급한 발표였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실제로 참여해 본 사람을 초청해서 언론과도 투명하게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표가) 영향을 분명히 끼치지만, 최근 5개월간 정부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평가했고 조사 결과를 짚어보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과 관련해 한 총리는 “이제 곧 조직 관련 법을 국회에 제출해야 할 상황”이라며 “야당이 특히 협조해 준다고 해서 다행이고 고마운 일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대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