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종환(가운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018년 11월7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둘러 보고 있다. ⓒ연합뉴스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도종환(가운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018년 11월7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둘러 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의 인도방문시 기내식 비용 6292만 원 문제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선택의 여지없이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총경비가 많이 나왔다고 호화기내식 먹었지 하며 들이대는 것은 무슨 경우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특히 “수행기자도 같은 기내식을 제공받았으니 잘 알 것”이라고 했고, 기내식 비용이 많이 나온 이유를 두고서는 인건비와 고정비가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숙 여사는 의혹을 제기한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불가피하게 됐다.

문 전 대통령은 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몇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밝힌다”고 썼다. 그는 대통령 부부 해외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 집행한다는 점을 들어 “예산이나 경비에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라고 했다.

기내식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은 “해외순방 시 전용기 기내식은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세트로 제공된다”며 “제공되는 세트 음식 외에 더 고급의 음식을 주문할 수도, 먹을 수도 없다. 초호화 기내식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인다면 그 연유 역시 소관 부처나 기내식을 제공한 대한항공 측에 물어볼 일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특히 “수행기자들도 수행원들과 같은 기내식을 제공받으니 전용기 기내식의 시스템을 잘 알 것”이라고 동행취재진까지 거론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식세트냐 양식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의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이니 ‘너 초호화 기내식 먹었지’라며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고 되물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미지. 사진=문재인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미지. 사진=문재인 페이스북

그러면서도 문 전 대통령은 “해외순방의 전용기 기내식 비용은 일반 항공기의 기내식 비용과 다를 수 밖에 없다”며 “같은 구성의 기내식을 반복적으로 다량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구성의 기내식을 일회적으로 준비하는 것이어서 인건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인원수와 무관하게 기내식 운반과 탑재 등에 소요되는 고정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 순방 비용과 비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통상적 대통령의 전용기 기내식 산출내역,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시 기내식 비용 등의 공개를 촉구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김정숙 여사가 마치 호화로운 식사라도 한 것처럼 냄새를 풍기며 극악스러운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했다. 윤 의원은 “김정숙 여사는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가짜 뉴스를 더 이상 묵과하는 것은 우리 사회와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고민 하에 무겁게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5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문 전 대통령 입장을 두고 “외유를 나간 것은 김 여사인데, 그 여행을 둘러싼 책임과 의무는 모두 부처와 항공사에 있다는 견강부회의 해명이다. 좀스럽고 민망한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여사가 방문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는 문 전 대통령 해명에 “지난 5년간 김 여사는 대단히 ‘씩씩한’ 모습으로 외국인 앞에 나서 손을 흔들고, 때로는 존재감을 뽐낸 경우도 시연했다”며 “대통령의 해명이 사실과 맞지 않다는 점을 웅변하는 대목”이라고 반박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고소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 고소하게 되면 제대로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 의원은 △왜 도종환 문체부 장관의 특별수행원으로 갔는지 △왜 전세기로 가서 이렇게 국고를 낭비했는지 △타지마할은 왜 느닷없이 가서 2000만 원이 더 들었는지 △기내식은 1인당 40만 원이라는데 어떻게 먹으면 기내식이 40만 원이 되는지 수사 요청하면 검찰에서도 그런 걸 밝히지 않겠느냐며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 방문 경위를 두고 회고록 내용과 다른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아내의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하여 군중 앞에서 축사까지 해야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느냐”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는 “인도 측의 요청에도 내가 갈 형편이 안 되어 일단 문체부 장관이 방문단을 이끌고 가는 것으로 결정해두었지만, 인도 측에서 지속적으로 나의 방문을 희망하니 한-인도 관계의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인도 측과 협의한 후,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하여 등떠밀 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본인의 회고록에서 인도 총리가 아내를 초청했다고 기재했다. 그는 ‘변방에서 중심으로(문재인 회고록: 외교안보 편)’ 507~508쪽에서 “그때 나중에 그 기념공원을 개장할 때 인도정부는 나를 재차 초청했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다시 가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서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죠”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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