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과 관련 피해자 측에서 이를 동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한공주’ 포스터 / 무비꼴라쥬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5일 낸 공식 입장에서 “피해자 측은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가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게재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도 질문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나락보관소’는 “제게 가해자 공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허락을 구했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며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라고 언급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공지 / 한국성폭력상담소 페이스북

이에 대해 한국성폭력삼담소는 “사실과 다르다. 피해자 측은 영상이 업로드 된 후 지난 3일 영상 삭제 요청을 했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방향에 동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공지에 대해 삭제·수정을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일방적 영상 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나락연구소’는 현재 해당 공지에서 피해자 가족 측과 대화를 통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삭제했으나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냐’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맞다”며 피해자의 동의를 구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여자 중학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가해자 폭로가 이어지며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이었는데 이들 중 단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조차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분이 일었다.

다음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입장문 전문.

1. 귀 언론사에 인권과 평등의 인사를 드립니다.

2.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004년 밀양에서 발생한 청소년 성폭력 사건, 최근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성폭력 가해자들을 공개하고 있는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한 기관입니다.

3. 유튜브 <나락 보관소>가 2024년 6월 5일 “피해자 가족 측과 직접 메일로 대화 나눴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라고 쓴 공지는 사실과 다릅니다.

2004년 성폭력 사건 피해자 측은 <나락 보관소>가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받은 바도 없습니다.

해당 영상이 업로드된 후 6월 3일 영상 삭제 요청을 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측은 향후 44명 모두 공개하는 방향에 동의한 바 없습니다.

4. 피해자 가족이 동의하여 44명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는 공지에 대해 삭제, 수정할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정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시각 여러 언론에 “밀양 가해자 44명 전원공개, 피해자 가족과 합의”, “밀양 성폭행범 44명 신상공개, 피해자 가족이 원한다”, “밀양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 예정, 피해자 가족이 허락”, “피해자 허락 구했다…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5.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피해자 측은 피해자의 일상회복, 피해자의 의사존중과 거리가 먼, 갑자기 등장한 일방적 영상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합니다.

6. <나락보관소>는 피해자 가족이 동의했다는 공지를 삭제 정정하고, 오인되는 상황을 즉시 바로 잡기 바랍니다.

7. 언론에서도 이와 같은 피해자 측의 의사를 고려하여 <나락보관소> 영상을 바탕으로 한 자극적 형태의 보도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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