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김정숙 인도 방문 논란 증폭에 “‘셀프 초청’ 있을 수 없다…기내식? 도시락 먹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18년 11월 7일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해 건물 앞에서 독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여권이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방문을 두고 ‘셀프초청’ ‘타지마할 버킷리스트 관광’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인도 방문 대표단장을 지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나를 좀 초청해 주세요’라고 셀프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며 방어에 나섰다. ‘초호화 기내식’ 의혹에 대해서도 “도시락을 먹었다”라고 거듭 해명했다.

도종환 전 장관은 7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 인터뷰에서 ‘애초에 인도가 원한 건 장관급이었는데 김정숙 여사가 방문을 원하면서 인도에다 초청장을 보내달라 요청을 했고, 예산도 급하게 올리고 비행기도 전세기로 바뀌고 모든 게 급하게 이루어진 것’이란 여권의 주장에 대해 “그냥 주장일 뿐”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날 도 전 장관이 공개한 인도 총리 명의 서한에는 모디 총리가 김 여사를 공식 초청한다는 사실이 적시됐다. 다만 초청장 도착 시점이 인도 방문 불과 9일 전이란 논란과 관련 ‘왜 이렇게 (초대장 발송 시점이) 늦게 결정이 됐느냐”라는 의문에는 ‘외교 결정이란 게 늦어진다’란 답을 반복했다. ‘이미 7월에서부터 있었던 조율’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도 전 장관은 “처음 초청장이 온 것은 2018년 4월 UP주 총리인 요기 총리의 대통령 초청 초청장이었고, UP주의 디왈리 축제와 허왕후 기념공원 착공식에 와달라는 것이었다. 그 다음에 2018년 7월에 모디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인도에서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 정상회담에서 모디 총리가 다시 한 번 11월에 이 UP주 총리가 요청한 행사에 와달라는 요청을, 대통령·외교부 장관·인도 대사·남관표 안보실 차장, 이렇게 4명이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논의를 할 때 모디 총리가 정식으로 요청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도 전 장관은 “최고의 사절단을 11월에 또 보내달라. 그래서 대통령이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을 한 것도 기록이 있다. 그렇게 해서 시작이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도 전 장관은 ‘2018년 9월 24일, 인도 측에서는 도종환 장관에게 초청장을 보냈다’는 질문에는 “지방정부의 관광장관이 아닌 관광차관이 나를 초청한 것”이라며 “그건 별개의 것인데 이걸 뒤섞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도 전 장관은 “이 부분이 혼돈을 하며 뒤섞여서 ‘장관이 초청을 받은 것’ 이렇게 얘기를 한다”면서 “(두 개의 초청은) 다른 트랙”이라고 했다. 이어 “이걸 뒤섞어서, 장관이 초청받았는데 김정숙 여사가 끼어서 셀프 초청을 해 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여권이) 주장을 한다”며 “셀프 초청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 전 장관은 “대통령은 넉 달 만에 또 인도를 갈 수는 없다. 그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삼성 휴대전화 공장, 단일 공장으로 제일 큰 공장을 준공하는 데 갔었다. 그것도 UP주에 있다”고 부연했다. 또 “그때가 10월은 국정감사 기간이다. 9월에 정기국회 열리고 10월에 국정감사라서 총리도 갈 수가 없고 11월에 예산국회가 있고 그래서 장관도 갈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없을까를 우리 정부 측에서는 고민을 했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최고의 사절단을 구성할까. 인도 정부의 총리의 요청에 대한 예의를 다하는, 두 나라가 관계가 잘 발전해 나가는 외교적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인도 정부에서는 계속 고위급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물밑 조정을 하다가 그럼 우리 측에서 김정숙 여사가 가겠다는 이야기를 물밑으로 듣고, 10월 26일에 정식 초청장을 보낸 것이란 이야기냐’라고 재차 묻자, 도 전 장관은 모디 총리 명의 서한 초청장의 내용을 읊기도 했다.

도 전 장관에 따르면 초청장의 내용은 “대통령의 인도 방문 기간 중 대한민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11월 6일 아요디아에서 개최되는 등불 축제에 참석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다. 이번 축제의 주빈으로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대표단을 공식 초청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여사의 인도 방문을 따뜻하게 환영할 것임을 확언한다”는 내용이다.

즉 초청장 발송과 방문 시점 간의 시차(9일)에 대해선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은 셈이다.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7일 공개된 인도 총리 명의 서한 비공식 번역본 ⓒ유튜브 캡처

도 전 장관은 “그러니까 인도 정부에서는 이 행사에 (김정숙 여사를) 주빈으로 초청을 한 것”이라며 “그래서 모디 총리가 ‘국빈 대우를 하라’ 이렇게 직접 지시를 했다. 우리로서는 또 인도 정부에 대한 예의를 다 갖춰야 되는 정상외교라서 공군 2호기를 띄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왜 이렇게 늦게 결정이 됐을까’란 질문이 들어오자 여기에 대해선 “외교 결정이라는 게 늦어진다. 왜냐하면 어떻게 하는 것이 상대국에 대한 최선의 예의를 다하고, 상대국의 요청을 다 담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니까”라고 앞의 답을 되풀이했다.

뿐만 아니라 도 전 장관은 “인도 정부가 2018년 상반기에도 정상회담이 50여 차례가 있었다”며 “모든 정상들에게 타지마할 방문을 사전에 일정 조율할 때 반드시 넣어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도 전 장관은 “그래서 당연히 사전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사전에 들어가지 않은 일정은 없다. 모든 일정은 미리미리 준비되지 않고 진행되는 일정은 없다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영부인 단독 외교라고 했지만 김 여사가 ‘특별수행원’으로 명단에 포함된 것은 “보통 영부인은 공식 직함은 주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정상외교에서 정상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는 것이 외교의 관례 아니겠느냐. 공식 수행원은 인도 대사이고 단장은 나다. 그럼 여사는 어떻게 할 것이냐. 특별수행원으로 하자, 이렇게 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고 했다.

6000만원대 초호화 기내식 논란에 대해선 “대한항공이 견적서를 보내와서 정부에서 검토를 하고, 이전 정부 때 들어갔던 비용과 비교도 해보고, 타당한지를 검토한 뒤에 결정을 한 것”이라며 “터무니없이 무슨 비용을 책정하고 김정숙 여사가 가기 때문에 호화 기내식을 먹어야 된다, 이렇게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공무원들이 행정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실제 제공된 기내식에 대해서는 “도시락을 먹었다”며 “외국에 비행기 타고 갈 때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도착할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지 않느냐. 거기서 기내식을 도시락으로 먹고 또 필요하면 음료·다과, 이런 것들이 제공되지 않느냐. 또 별도로 가는 모든 인원의 사전 주문을 받는 게 아니라 전부 다 비행기에 실어서 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익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때문에 인도 정부도 난처하고 (인도에 휴대전화 공장이 있는) 삼성이 굉장히 곤란해지고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