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작두가 나타났다.

국회 본회의장에 나타난 작두. ⓒ뉴스1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상임위원장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작은 책상 하나를 꽉 채우는 크기의 작두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1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작두의 용도는 ‘투표지 자르기’였다. 대개 법안처리의 경우 단말기를 이용한 전자 투표를 실시한다. 그러나 여야 합의되지 않은 상임위원장 투표는 투표방식이 다르다. 일일이 상임위원장 이름을 수기로 적어 무기명투표를 해야 한다. 이날 선출된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총 11명. 투표에 참여한 의원들은 상임위원장 이름을 일일이 손으로 써서 투표했다. 이후 작두로 투표지를 잘라 각 상임위원회별로 분류했다.

개표 절차를 마치기까지는 약 2시간이 걸렸다. 투표에 참여한 의원들조차도 투개표 방식에 의아함을 표했다는 전언이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세기에 웬 작두냐” 물었다고.

여야가 22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정청래 신임 법제사법위원장 등 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2024.6.10. ⓒ뉴스1
여야가 22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에 정청래 신임 법제사법위원장 등 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마친 후 퇴장하고 있다. 2024.6.10. ⓒ뉴스1

한편 이날 선출된 상임위원회 위원장 11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정청래 의원이 법사위원장, 원내대표인 박찬대 의원이 운영위원장, 최민희 의원이 과방위원장에 꼽힌 것을 필두로 △김영호 교육위원장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 △전재수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어기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안호영 환경노동위원장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선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항의농성을 하고 있다. 2024.6.10. ⓒ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아 항의농성을 하고 있다. 2024.6.10. ⓒ뉴스1

이날 투표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국회 원 구성을 놓고 민주당과 갈등하던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모두가 이날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국회 중앙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22대 국회의 여야 대치 구도가 심화되고 있단 평이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선출하지 않은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협상할 계획이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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