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셧다운\' 발생할까

▲13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

서울시내 주요 병원인 \’빅5\’ 소속 교수들이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전면 휴진에 참여할 경우 하루에만 4만명이 넘는 외래진료가 밀릴 것으로 관측됐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에 근무하는 의대 교수들 대부분이 의협 휴진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빅5 교수뿐만 아니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역시 오는 18일 의협의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 곳곳에서 휴진 결의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휴진이 현실화할 경우 수만 명의 환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외래진료가 줄어들긴 했으나, 빅5 병원은 하루 외래진료 환자가 최대 1만명 안팎에 이른다.

각 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일평균 외래 환자는 서울대병원 약 8000명, 세브란스병원 약 9000명, 서울아산병원 약 1만2000명, 서울성모병원 약 7000명, 삼성서울병원 약 7000명 등이다.

전공의 집단사직 전에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하루 외래진료 환자 수는 각각 1만여명, 서울아산병원은 1만4000여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사직 사태 후 일제히 감소했다.

전공의 업무공백으로 인한 진료 축소를 감안하더라도 오는 18일 병원 다섯 곳이 일제히 휴진하면 단순 계산 시 외래 환자 약 4만3000명의 진료가 밀리는 셈이다.

수술도 마찬가지다.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공의 집단사직 전에 일평균 수술이 각각 200건이 넘었고, 의정 사태로 수술 건수를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당장 18일에 휴진할 경우 줄어든 수술마저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교수들이 대규모로 병원을 이탈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현실적으로 외래 진료와 수술 일정을 조정할 시간이 촉박한 데다, 교수들 역시 휴진하더라도 응급·중증·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대기하는 내원객

▲13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

정부는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료법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진료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칙을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법을 근거로 이미 예약된 환자에게 환자의 동의와 구체적인 치료계획 변경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 예약을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이 금지하는 \’진료 거부\’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비상진료체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며 “환자가 아니라 의사가 \’노쇼\'(no show)하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전국 의료기관 3만6000여곳을 대상으로 진료 명령과 휴진 신고 명령을 내리면서 대응하는 중이다.

정부는 18일 당일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따른 것인지 등을 포함해 휴진 여부를 전화로 확인한 뒤 시군 단위로 휴진율이 30%를 넘으면 업무개시명령도 내리고, 명령 불이행 시 행정처분 및 처벌에 들어간다.

다만 환자들은 당장 치료받지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였다.

중증아토피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을 향해 휴진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환자단체들은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장기간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은 큰 불안과 피해를 겪었다”며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했던 환자들에게 의료진의 연이은 집단 휴진·무기한 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계와 정부 모두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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