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만 있는 기념일이 있다. 긴 초콜릿 막대과자를 주고받는 11월 11일 이른바 ‘빼빼로 데이’다. 빼빼로는 올해 출시 40년을 맞았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빼빼로를 주고받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자 90년대 후반부터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가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면서 ‘빼빼로 데이’가 확산됐다.

찬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서 단 맛이 당기는 계절이라 더욱 어울리는 마케팅이다. 와인도 초콜릿 만큼 당도가 높아 단 맛이 강한 스위트와인이 있다. 통상 식후 간단한 간식과 함께 마시는 디저트와인으로 애용된다.

디저트와인으로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 귀부와인 소테른, 헝가리의 토카이, 독일과 캐나다의 아이스와인, 포르투갈의 포트, 이탈리아 피에몬테(아스티)모스카토 다스티 등을 꼽는다.

와인에 단 맛을 내는 방식은 다양하다. 소테른과 토카이는 귀부(貴腐)방식으로 생산한 와인이다. 귀부는 직역하면 ‘고귀한 썩음’이란 뜻인데 이는 영어인 ‘noble rot’를 그대로 쓴 표현이다. 귀부와인은 ‘보트리티스 시네레아’라는 곰팡이균이 포도에 피면서 수분이 증발하고 당도가 높아진 것을 와인으로 만든 것이다. 귀부화한 포도의 당도는 약 32~36브릭스까지 높아진다. 3브릭스가 각설탕 1개 정도의 당도로 각설탕 10개와 유사한 단 맛을 낸다.

아이스와인의 생산 방식도 특별하다. 추운 지역에서 얼어있는 포도를 수확해 만드는 데 이 과정에서 포도가 녹기전에 만들어야 한다. 낮은 발효 온도와 짧은 숙성 기간이 특징이다. 포트와인은 포도주를 증류해서 만든 브랜드를 발효 과정에서 첨가해 만든다. 브랜디는 알코올 도수가 높아 이를 섞으면 당분이 알코올로 변하지 않고 그대로 당분으로 남아 단 맛을 높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와인보다 높은 도수인 19~22도 정도다. ‘천고마비’의 계절, 달콤한 와인 한 잔으로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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