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만 친구?…왕따 만드는 아이폰 ‘말풍선’

애플 아이메시지. 애플 제품은 안드로이드 기기에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초록색 말풍선이 나오게돼 있다. ⓒ나인투맥

애플이 내년 3세대 문자 규격인 ‘RCS’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안드로이드와 차별적인 ‘문자 풍선 색깔’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말까지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채택한 메시지 표준인 RCS에 대한 지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당초 애플은 구글과 GSMA가 함께 개발한 RCS 채택을 미뤄왔지만, 최근 구글과 유럽 주요 통신사들이 ‘아이메시지'(iMessage)에 EU(유럽연합)의 초강력 규제책인 디지털 시장법(DMA)을 적용해 호환성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RCS 도입을 결정했다.

애플은 아이폰·맥 등 애플 생태계 기기끼리 자체 메시지 규격인 아이메시지를 사용하고 안드로이드 기기 등에는 ‘2세대 규격인 SMS·MMS’를 제공한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이에서 메시지 전송 오류, 사진 화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이 안드로이드와 동일한 RCS를 채택할 경우 이같은 문제는 해소된다.

애플이 RCS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지만 문자 메시지에 표시되는 말풍선 색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은 자신들의 생태계 제품끼리 문자 메시지를 할 때 파란색으로 통일하고, 안드로이드 등 기기와 문자메시지 색은 초록색 말풍선 형태를 제공한다.

말풍선 색깔을 차별한 것은 애플 본토인 미국에서도 논란거리다. 애플을 선호하는 청소년들이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을 차별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는 왕따나 조롱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뉴욕타임스는 “초록색과 파랑색 말풍선 문제는 사이버 폭력의 한 형태”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한 보도에서 “안드로이드 폰의 초록 말풍선은 아이폰을 가진 아이들에게 조롱·왕따를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사이버 폭력의 한 형태로까지 나타나는 것”이라며 “초록 말풍선이 나온다는 이유로 데이트 앱에서 거절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아이메시지 기능을 쓸 수 없는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소외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왓츠앱·시그널·디스코드·인스타그램 등 기기 간 차별없는 소셜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