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8㎓ 신규 사업자 선정 관련 전문가 좌담회

정부, 세액공제 비롯 최대 4000억원 정책금융 지원

“기술력도 부족…기존 이통3사와 경쟁 불가능”

“통신사 진입 재정심사 강화” vs “성장 유도”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이동통신 정책 방향-28㎓ 신규 사업자 선정 현황과 제언’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이동통신 정책 방향-28㎓ 신규 사업자 선정 현황과 제언’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데일리안 민단비 기자

제4이동통신사로 불리는 5세대(G) 28기가헤르츠(㎓)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을 두고 전문가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8㎓ 신규 사업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된 상황에서 재정 능력이 부족한 법인 3곳(세종텔레콤·스테이지엑스·미래모바일)에 주파수 할당신청 적격 판정을 한 것이 종국에는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람직한 이동통신 정책 방향-28㎓ 신규 사업자 선정 현황과 제언’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좌장인 이경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정보통신정책학회 회장)를 비롯해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안정상 민주당 정책위원회 방송통신 수석전문위원, 마재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기획과, 한석현 서울 YMCA 시민중계실 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경원 동국대 교수는 28㎓ 신규 사업자 선정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현재도 5G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으로, 신규 사업자가 등장한다고 해서 혁신적 서비스가 도입될 것인지 의심이 든다”며 “또한 이미 알뜰폰 사업자와 서비스 요금 인하를 추진해왔는데. 신규 사업자 등장이 추가적인 요금 인하로 이어질 지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과거와 달리 재정 능력이 부족한 법인을 신규 사업자로 선정한 점을 지적했다. 모 교수는 “2010~2016년 총 7회에 걸쳐서 정부가 제4이통사 유치에 나섰지만 모두 자격 미달로 선정자를 고르지 못했다”며 “떨어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술적인 것보다 경제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28㎓ 비즈니스의 기술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모 교수는 “건물 안에서 28㎓로 통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것만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경우 5G 28㎓ 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다른 주파수 대역을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통신 시장은 3사가 굉장히 많은 돈을 가지고 경쟁하면서도 정체돼있는 시장”이라며 “신규 사업자가 28㎓ 대역만 가지고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기 어렵겠지만 그렇게 해도 기술적으로 기존 이통사와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잘 운영되지 못하고 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는 “결과적으로 정부 돈으로 28㎓ 사업을 영위할 소지가 있다”며 “향후 기간통신사업자 진입 관련 재정 심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기존의 재무 건전성 심사를 사전에 실시해 자격이 있는 기업에게만 기회를 주는 허가제에서 경매를 통해 재무 능력을 평가하는 등록제로 변경됐다. 이에 다소 규모가 작은 법인들이 주파수 할당신청 적격 판정을 받게 됐다. 다만 경매를 통해 자격을 판단하는 것은 재정적, 기술적 심사를 꼼꼼히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사업자 지원 정책과 알뜰폰 정책이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곽 교수는 “정부가 알뜰폰 지원책을 강하게 펼치면 신규 사업자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시장에서 파이를 나누고 그걸 나눠먹기 하며 경쟁을 촉진하기보다 통신사들이 국외소득을 늘려 국내에서 인프라 및 요금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한석현 서울 YMCA 시민중계실장은 “자체 구축한 전국망을 이용하는 것에 기간통신사의 망을 이용한 로밍을 가능하게 하는 등 서비스 방식을 복잡하게 해서 소비자에게 적정 가격을 제시하고 시장에서 유효한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재욱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기획과 과장은 “대부분 국가에서는 세 개 사업자가 통신사업을 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통신시장이 고착화돼 변화가 많지 않다는 것에 주목했다”며 “통신비 인하나 서비스 품질 경쟁, 투자 등이 일어나지 않는 시장 구조를 바꿔보기 위해 신규 사업자를 생각하게 됐다”고 기준 완화 배경을 밝혔다.

이어 “신규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면 통신 3사와 어느 정도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능력있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도 좋지만 성장을 유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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