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사이게임즈가 자사 대표 IP ‘그랑블루 판타지’를 기반으로 만든 액션 RPG입니다. 지난 2016년 최초 공개된 이래 연이은 발매 연기로 팬들의 애를 태웠는데요. 최초 공개로부터 약 8년만인 2024년 2월 1일, 마침내 정식 발매됐습니다.

▲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대기화면
▲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대기화면

사실 원작 ‘그랑블루 판타지’는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게임입니다. 서브컬쳐 장르 팬들 사이에서의 유명세에 비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본 이들은 적을 수 밖에 없었죠. 때문에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가 원작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저같은 사람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일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마침 출시를 앞두고 세가퍼블리싱코리아로부터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PS5 버전 리뷰 코드를 제공받아 게임 전체를 플레이해볼 수 있었는데요. 약 20시간에 걸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에서의 여정에 대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키아트 (사진 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 키아트 (사진 제공: 세가퍼블리싱코리아)

‘뉴비’에게 친절한
왕도 판타지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의 주인공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그랑’ 또는 ‘지타’입니다. 그랑은 남성 캐릭터, 지타는 여성 캐릭터의 기본 이름이지요. 시작시 성별과 이름을 정하긴 하나 플레이 도중 제한없이 바꿀 수 있기에 부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여담으로 원작부터 미디어 믹스까지 그랑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보니, ‘그랑블루 판타지’를 이번 작품을 통해 접한 입장에선 지타의 존재와 주인공 이름 변경 등이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죠.

▲ 지금껏 '그랑'만 주인공으로 알고 있었던...
▲ 지금껏 ‘그랑’만 주인공으로 알고 있었던…

이야기의 무대는 제가 그랑데 공역으로 주인공과 동료들의 대화를 통해 여정의 최종 목적지 이스탈시아에 꽤 근접한 지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분위기를 마구 풍기던 도중에 갑작스런 몬스터의 습격에 이어 루리아가 소환한 바하무트의 폭주로 기공정이 크게 파손되는데요. 이후 주인공의 기공단은 제가 그랑데 공역에 머물면서 정체불명의 적에 맞서게 됩니다.

▲ 성정수 바하무트가 갑작스레 폭주하고 마는데...
▲ 성정수 바하무트가 갑작스레 폭주하고 마는데…

전체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처음 발들인 지역에서 뜻밖의 소란에 휘말리게 된 주인공과 동료들이 새롭게 만난 이들과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되찾는다는 내용입니다. 지극히 왕도적인 전개인지라 세계관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이해가 어렵진 않았고, 웅장하고 화려한 애니메이션 컷씬이 몰입도를 끌어올렸죠. 또, ‘페이트 에피소드’라는 캐릭터별 에피소드로 각 캐릭터의 행적을 요약해 보여줬고, 용어집 역시 충실해 세계관 ‘뉴비’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이들에 대한 배려가 인상 깊었습니다
▲ 원작을 접해보지 않은 이들에 대한 배려가 인상 깊었습니다

메인스토리는 최소 15시간, 아무리 오래 걸려도 20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진행 속도는 일부 구간에선 급전개가 이뤄지다 종반에는 다소 늘어지기도 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엔딩을 보고나면 그간의 여정에 뿌듯함이 느껴지기에 왕도 판타지물의 기본 재미는 충분히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인스토리 엔딩 후에도 주인공 일행은 한동안 제가 그랑데 공역에 머뭅니다. 일종의 전후복구에 참여하게 된 셈인데요. 이러한 설정을 바탕으로 메인스토리 진행 도중보다 훨씬 더 확장된 수집, 전투, 캐릭터 육성, 그리고 멀티플레이 등을 즐길 수 있죠. 

▲ 베테랑 기공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임무가 더 많아지고
▲ 베테랑 기공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임무가 더 많아지고

▲ 메인스토리 챕터를 다시 플레이해 놓친 수집요소를 채울 수 있죠
▲ 메인스토리 챕터를 다시 플레이해 놓친 수집요소를 채울 수 있죠

비주얼적으로는 그래픽 품질 측면에선 만족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폭풍우와 같은 날씨 묘사는 완성도 자체가 훌륭한 편이었죠. 여기에 원작 특유의 화풍이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캐릭터 및 배경에도 잘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죠. 

화려한 액션과 웅장한 연출,
전투가 즐겁다

메인스토리를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폴카와 화도 시드홀름이라는 제가 그랑데 공역 내 두 개의 거점을 중심으로 숲, 초원, 사막, 용암지대, 지하 유적 등 다양한 환경의 필드를 탐험하게 됩니다. 이때 조우하게 되는 몬스터, 보스들과의 전투가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의 핵심 콘텐츠죠. 

▲ 액션 RPG인 만큼 전투가 핵심 콘텐츠입니다
▲ 액션 RPG인 만큼 전투가 핵심 콘텐츠입니다

전투는 4인 1파티로 진행되는데, 조작 캐릭터는 전투 중 실시간으로 교체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플레이어는 자신이 조작할 캐릭터를 전투 진입에 앞서 미리 설정해야 하지요. 플레이어가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들은 스스로 움직이는데, ‘링크 어택’으로 공격을 연계하거나 일정 시간 안에 ‘오의’를 릴레이로 시전함으로써 발동시킬 수 있는 ‘체인 버스트’ 등은 화려한 연출을 동반하며 적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죠.

▲ 풀 체인 연출
▲ 풀 체인 연출

▲ 발동되는 체인 버스트는 캐릭터 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 발동되는 체인 버스트는 캐릭터 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의 경우 시작부터 주인공 그랑 또는 지타 외에 카타리나, 라캄, 이오, 오이겐, 로제타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게임 진행을 통해 획득한 캐릭터 잠금 해제 티켓으로 페리, 나루메아, 칼리오스트로, 요달라하, 샤를로테 등등 기본 플레이어블 캐릭터보다 훨씬 더 다양한 동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메인스토리 엔딩까지 모든 캐릭터를 획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 메인스토리 및 부가 퀘스트를 통해 캐릭터 잠금 해제 티켓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 메인스토리 및 부가 퀘스트를 통해 캐릭터 잠금 해제 티켓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각자 고유한 액션과 이에 기반한 콤보 기술, 그리고 최대 4개까지 설정 가능한 다채로운 스킬 등을 갖췄습니다.  스타일이 비슷해 보이는 캐릭터라도 실제 플레이하면서 자세히 뜯어보면 조작감이 전혀 다르죠.

예컨대 요달라하, 나루메아, 샤를로테 등은 빠른 공격 속도를 전면에 내세우는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하지만 요달라하는 무작정 연타가 아닌 타이밍에 맞는 버튼 입력을 요구하는 스킬로 다소 난이도 높은 조작을 요구하는 한편, 나루메아는 빠른 공격 속도를 자랑하는 자세 외에 제자리서 기를 모아 넓은 범위의 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자세도 있어 상황에 따라 두 가지를 바꿔가며 싸울 수 있습니다. 샤를로테는 앞선 이들보다 비교적 단순한 조작으로 버튼 연타에 의한 빠른 공격 속도를 내세우는 캐릭터라 할 수 있죠.

▲ 본인 키만한 대검을 무기로 쓰는 샤를로테
▲ 본인 키만한 대검을 무기로 쓰는 샤를로테

▲ 빠른 공격 속도에 상당히 직관적인 조작의 캐릭터입니다
▲ 빠른 공격 속도에 상당히 직관적인 조작의 캐릭터입니다

이처럼 큰 틀에서는 비슷해 보여도 실제 플레이했을때 느낌은 전혀 다른지라 여러 캐릭터를 활용하면서 전투에 임하는 즐거움이 부각됩니다. 미처 해금하지 못한 캐릭터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서 메인스토리 엔딩을 본 이후로도 캐릭터 수집을 목표로 엔딩 이후 추가 콘텐츠를 플레이하게 되더군요.

보스전의 경우 웅장하고 화려한 연출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양한 패턴과 기믹을 회피 또는 파훼해 가며 공격 타이밍을 잡아야 하기에 전략성도 느껴졌죠. 다만, 간혹 지나치게 화려한 연출로 인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느꼈고, 특정 보스의 경우 공격 타이밍을 잡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만큼 패턴이 까다로워 피곤하기도 했습니다. 

▲ 크기부터 웅-장한 보스 성정수 엑스칼리온
▲ 크기부터 웅-장한 보스 성정수 엑스칼리온

아울러 거점에 있는 퀘스트 카운터 NPC를 통해 다양한 퀘스트를 수주할 수 있는데요. 이는 보스전 포함 메인스토리의 주요 전투에 기반한 전투 중심 미션으로, 클리어시 점수가 매겨집니다. 게임 진행에 유용한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자 하는 도전정신도 자극해 전투의 즐거움을 극대화하죠.   

▲ 더 나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반복 플레이하게 되는 부가 퀘스트
▲ 더 나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반복 플레이하게 되는 부가 퀘스트

후반부에는 기존 몬스터 또는 보스의 재활용이 살짝 거슬리긴 합니다만, 다양한 캐릭터와 이들이 지닌 고유한 액션, 화려한 연출, 웅장함과 전략성을 모두 살린 보스전 등 전반적으로 장점이 훨씬 더 많았다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만족스러웠던 전투와 별개로 탐험 요소는 피로감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맵과 미니맵이 없고, 화면 상단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었기 때문이죠. 길찾기는 어렵지 않으나 각종 수집요소를 전부 찾아내려면 그야말로 구석구석을 이잡듯 뒤져야 합니다. 심지어 특정 구간 필드의 경우 탁 트인 사막인지라 말그대로 ‘모래 사장에서 바늘 찾기’였습니다.

▲ 넓은데다 개방형이기도 해 돌아다니는데 상당히 까다로웠죠
▲ 넓은데다 개방형이기도 해 돌아다니는데 상당히 까다로웠죠

훌륭한 ‘그랑블루 판타지’ 입문 교재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는 완성도 높은 전투,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왕도 판타지 스토리와 원작에 대한 이해를 돕는 친절함 등이 주요 특징입니다. 원작과 무관하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신작 액션 RPG이면서, 이렇게 접근한 이들을 ‘그랑블루 판타지’ 세계관으로 인도하는 안내서 역할을 수행하는 셈입니다.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지만, 장점을 가릴 수준까진 아니죠.

지난 8년간 수차례 발매 연기가 이뤄지며 기대감보다 불안감을 더 키웠던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이나 다행히 수작이라는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을만한 게임으로 출시됐습니다. 메인스토리의 분량 자체도 적은 편은 아니고, 엔딩 이후에도 즐길만한 콘텐츠 분량은 충실한 편이죠. 최대 4인이 함께하는 멀티플레이도 지원하고요. ‘그랑블루 판타지’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해볼만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 '그랑블루 판타지' 입문작으로 알맞는 게임입니다
▲ ‘그랑블루 판타지’ 입문작으로 알맞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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