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은 한성태 박사(가운데) 연구팀이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인 고성능 전자총을 국산화했다고 발표했다. [사진=KERI]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한국전기연구원(KERI) 99% 이상 수입에 의존했던 ‘전자빔 용접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총’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고 4일 밝혔다.

전기연 전기응용연구본부 한성태 박사팀이 개발한 고성능 전자총은 세계 최고 수준에 버금가는 높은 출력(60kW)과 가속전압(120kV)으로, 웬만한 두꺼운 대형 소재도 흠결없이 접합할 수 있는 수준을 달성했다.

전자빔 용접은 아크 방전이나 레이저 용접과 달리 전자빔으로 소재를 서로 붙인다. 전자빔을 쏘면 높은 전압으로 가속된 전자가 용접물에 충돌하면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키는데, 이때 생긴 고열로 용접물을 서로 접합시키는 원리다.

전자빔 용접은 기존 용접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는 두꺼운 소재를 결함없이 접합할 수 있다. 최근 우주항공이나 방산, 원자력 등 특수한 조건에서 높은 난이도의 용접 기술이 요구되면서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온 관련 기술의 국산화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누리호 발사체의 연소기에도 특수강 소재와 부품을 흠결 없이 붙이기 위해 전자빔 용접기가 활용됐으며 우리나라도 경쟁에 뛰어든 소형모듈원자로(SMR) 에서도 높은 수준의 전자빔 용접기술이 요구된다.

전기연은 이번 국산화 성과가 20년 이상 축적해 온 고전압 기술을 토대로 전계·자계 구조의 최적화, 전압 불균형 최소화 등 많은 노력 끝에 거둔 결실이라며 관련 산업 발전과 장비 수입대체 효과, 기술유출 방지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전자빔 용접기의 ‘전자총'(왼쪽)과 ‘전원장치'(오른쪽) [사진=KERI]

연구책임자인 한성태 박사는 “산업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옮겨감에 따라 고정밀도와 양질의 용접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전자빔 용접이 아니면 제작이 불가능한 제품도 많아질 것”이라며 “고성능 전자빔 용접기만이 가능한 맞춤형 첨단 원천 장비를 국내 기술로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길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초대형(176kV 이상), 대전류(500mA 이상) 전자총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산업부의 ‘첨단장비 사업의 산업기술 챌린지트랙’을 통해 진행됐으며, 한라이비텍, 한국기계연구원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실용화연구실, 부경대학교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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