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 혁신적 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미국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기업간거래(B2B) 중심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공조는 냉난방뿐 아니라 환기, 제습, 청정까지 포함해 공기 질 전반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HVAC 사업 확장을 정조준한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탈탄소, 친환경 기조가 확산하는 가운데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며, 냉난방공조 사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HVAC 시장 확대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스리아(BSRIA)는 북미 공조시장 규모가 지난 해 297억달러에서 올해 320억달러로 약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4년에는 488억달러 규모로 예상했다.

이 뿐만 아니라 HVAC 시장은 경기변동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특성이 있다. 기업간거래(B2B) 형태가 대부분이라, 장기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북미는 대형 건물과 공장 등 B2B 공조시장 규모가 가장 큰 지역으로 손꼽힌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가정용 에어컨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고효율 히트펌프를 사용한 주거·상업용 EHS와 상업용 공조 솔루션을 보유했지만 글로벌 HVAC 시장에서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레녹스와 협력으로 유통망을 대대적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으로 HVAC 사업에서 확실하게 차별화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개별 공조 제품에는 기기간 연결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SmartThings Energy)’가 적용된다.

실제로 가정 뿐만 아니라 대형 건물 등 B2B용 HVAC 시장에도 AI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고장을 미리 예측하는 등 AI를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시간 온·습도를 측정해 자동으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원격으로 제어해 유지보수 효율성을 높이는 시도가 활발하다.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효율 HVAC 시장 진출을 준비하거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IBIS월드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올해 584억 달러에서 2028년 610억 달러(약 82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적 환경 규제 강화와 건물 현대화로 HVAC 수요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국내 기업의 존재감은 두드러지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B2B 냉난방 공조 세계 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에서, 나아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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