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제4의 이동통신사인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 납입 관련 서류를 정부에 재제출했다. 서류 미비로 정부가 재제출을 요구한 지난 7일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자본금 확충 계획 불확실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테이지엑스 CI. [사진=스테이지엑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대표 서상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에 자본금 납입 계획을 입증할 자료를 최근 다시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 측이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필요사항 이행여부 등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스테이지엑스는 과기정통부가 올해 초 진행한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 원에 주파수를 낙찰받은 주파수할당대상법인이다. 이들은 지난 7일 올해 치 주파수 할당대가인 430억 원(경매대가의 10%)을 지불하고 자본금 납입, 법인설립등기, 할당조건 이행각서 등 필요서류를 첫 제출했다.

그러나 정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자본금 납입 등 일부 서류에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총 두 차례에 걸쳐 재제출을 요청했다.

자본금 납입과 관련 구성주주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정부가 법률자문 등 면밀 검토를 예고하면서 제4 이통사의 검토 기간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자본금 납입 등 필요서류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밝히지 않았다. 시민단체와 학계 일각에선 그동안 꾸준히 제기된 자본금 확충 계획 불확실성 등에 관한 우려가 현실이 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서울 YMCA의 한석현 시민중계실장은 “(기간통신사업자 선정 방식이)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주파수 할당대가를 납부하고 필요서류를 작성해서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이런(두 차례의 자료 재제출 요청) 과정을 거칠 일이 아니다”면서도 “우려했던 부분들이 결국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정부가) 스테이지엑스가 초기자금으로 밝혔던 2000억 원 중 1500억 원을 올해 3분기까지 마련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가진 것일 수도, (자본금 납입 계획에 대해) 현실성이 있는 것인지를 판단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적어도 자본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동통신 사업에 대해 “자신감으로만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6000개의 5G 28㎓ 핫스팟 구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기하학적인 투자를 통해 서비스 권역을 넓히고 가입자들의 통신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 기술 진보에 따른 다음 세대로의 통신 시장 진출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충분한 자기자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스테이지엑스는 그렇지 않다”고 한 실장은 말한다.

그는 “기존 이동통신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들을 보면 안다. 허가제 시절이긴 하지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자본이 있고 거기에 투자가 더해진 개념이었다. 반면 스테이지엑스는 외부 출자에 사실상 의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구체적이지 않다. 국가 기관망 통신 사업에 적정한 자본력이 있는지 근본적인 물음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내 재무 조달 계획과 부합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 그는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2000억 원이 기재돼 있다. 이를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인데, 현재의 설립자본금은 500억 원”이라며 “경매를 통해 가져가긴 했지만,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등에 대해 과기부 입장에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여의도 페어몬트 앰베서더 서울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28GHz 통신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스테이지엑스]

정훈 청주대학교 교수는 “결국 우려하던 문제가 생겼다”고 언급했다. 그는 “예컨대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자본금을 가지고 시작한다”며 “스테이지엑스가 명기한 초기 자본금은 2000억 원인데 (1500억 원의 증자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제4이통에 대해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확보한 500억 원 중 1차 경매대가인 430억 원이 포함된 것인지 별개인지 파악하고, 별도 자금이라면 그 출처와 신뢰 문제 등도 따져 봐야 한다”며 “3분기 내 2000억 원 자본금 확보가 가능할지에 대한 평가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입장문을 내고 “500억 원 외 설비 투자와 서비스 투자를 위한 자금은 1500억 원으로 3분기 이내에 증자가 예정돼 있다”면서 “초기 자본금 2000억 원, 금융권 조달 2000억 원, 시리즈A 유치 2000억 원으로 총 6000억 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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