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는 결이 다른 자동차 문화가 인상적인 나라, 일본에서 모터스포츠 대표 무대라고 할 수 있는 곳은 FIA(국제 자동차 연맹) 1급 서킷 중 하나인 후지 스피드웨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일본의 130년 모터스포츠 역사가 실물로 펼쳐지는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이 함께 있어서다.

이 박물관은 글로벌 1위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가 지난 2022년 개관했으며, 후지 모터스포츠 호텔 1~3층에 자리해 있다. 해당 호텔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후지산과 서킷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장소로 꼽힌다. 무엇보다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경주차 역사 130년을 정리하는 차량 40여 대가 전시됐는데, 모터스포츠 애호가라면 심금을 울릴 만큼 멋진 차들과 만날 수 있다.

1966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레이스 현장 사진이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사진=씨넷코리아)

일본 시즈오카현 오야마초에 위치한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이 자동차 경주의 역사를 모두와 공유하고자 지난 2022년 10월 개관했다. 하지만 이 곳은 일본 국내외 10여 개 자동차 기업들이 협력해 토요타 차량 한정이 아닌 다양한 국가와 제조사의 차들이 모여 있다. 전시된 순서를 따라 모터스포츠가 시작된 계기, 레이싱 카를 만들기 위한 시도, 국제 모터스포츠에 참가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일본 레이싱 카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투어 안내를 맡은 마사히로 노기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前 부관장은 “이 박물관 설립의 목적은 130년간 자동차 역사와 발전, 우리의 염원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를 소개하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스포츠의 시작과도 같은 차,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는 FR 방식을 처음 적용한 차다. (사진=씨넷코리아)

1층에는 경주차의 시작이 된 역사적 모델들이 자리했다. 엔진은 전방에 두고 후륜구동으로 달리는 ‘FR’ 구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파나르 & 르바소 타입 B2’가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뒤이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기와 전차에 쓰인 엔진을 탑재한 차들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시선을 붙잡은 차는 바로 ‘선빔 그랑프리’였다. 마사히로 노기 前 부관장은 해당 차를 두고 이 박물관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차라고 소개했다. 과거 기네스 맥주 창업자가 직접 타고 레이스에 참가했던 차이기도 하다. 그만큼 모터스포츠는 귀족들만의 즐길 거리였다.

모터스포츠 130년 역사를 대표하는 차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2층에는 토요타 셀리카, 란치아 델타 HF 인테그랄레 등 전설과도 같은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전용 차량들이 대거 전시됐다. 랠리는 같은 시간에 동시적으로 출발하는 일반적인 레이스와 달리, 일반 도로를 이용해 한 대씩 순서대로 달리며 정해진 구간을 주파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체크한다. 마사히로 노기 前 부관장은 “랠리는 중세시대에 지방에 거주했던 기사들에게 주어졌던 군사훈련이 그 시초다. 각 지형에 있는 험난한 산을 넘어 집합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체크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말했다.

WRC 장르를 대표하는 랠리 카부터 자동차 애호가라면 모를 리 없는 명차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한 치시탈리아 202C, 스바루 임프레자, 닛산 스카이라인 R32, 혼다 NSX 1세대까지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인 명차들이 한자리에 전시돼 있다. 또한 내구 레이스 장르를 대표하는 마쯔다 787B와 토요타 GT1 등 매혹적인 디자인이 일품인 경주차들도 만날 수 있다.

마사히로 노기 前 부관장은 “사람이 이동하면서 느끼는 기쁨과 운전의 즐거움을 앞으로도 중시하겠지만, 환경보호와도 양립하는 것,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모터스포츠도 그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사히로 노기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 前 부관장이 취재진들에게 모터스포츠와 관련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씨넷코리아)
3층 테라스&숍에서는 후지 스피드웨이를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사진=씨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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