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 개선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카카오 주가가 다시 추락하는 모양새다. 업계는 카카오가 사법리스크 해소, 경영쇄신, 신성장 동력 확보 등 근본적 체질개선이 하지 않는 한 주가 회복이 요원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카카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5일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0.11% 내린 4만4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021년 한때 17만원을 넘어섰던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재가 터지며 3만원대까지 추락, 현재는 4만원대를 횡보 중이다.  

증권가는 카카오 주가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 SM 인수전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문어발식 사업 확장, 경영진 ‘도덕적 해이’ 논란 등 내부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을 꼽는다.

여기에 카카오가 올초부터 본격화한 경영쇄신 작업에도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먹튀 논란을 불러온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카카오 CTO로 선임한 점이 이러한 비판을 잠재우지 못한 주된 이유다.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상이 흔들리는 배경이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1년 사이 계열사 수를 19개쯤을 줄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핵심사업과 관련없는 계열사 정리에만 그쳤을 뿐 큰 폭의 정리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전 이사회 의장)는 2022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계열사를 100개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나 당시 김 전 의장의 약속을 돌아보면 카카오는 계획의 절반도 이행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더딘 신사업 추진 등 사업적인 보폭 확대도 문제로 지적된다.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형AI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카카오는 신규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를 계속 미루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코GPT 2.0’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완성도 등을 이유로 정식 발표 시기를 여러차례 미뤘다. 

신사업 확대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자 카카오는 올해 1분기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톡 서비스를 놓고도 최근 운영 시스템 부실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올해에만 세 차례 서비스 오류를 일으키며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도 주가가 추락하는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카오가 내부 시스템 작업 중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 1개월 안에 시정안에 대한 개선 계획 제출, 3개월 안에 시정 결과를 낼 것을 주문했다. 여기에 익명 채팅서비스인 ‘오픈채팅’ 운영 과정에서 개인정보 관리 소홀로 역대급 과징금 철퇴를 맞아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 목표주가를 6만5000원으로 하향한다”며 “자회사의 투자 유치와 성장, 기업공개(IPO)로 이어지는 신사업 성장 사이클이 더 이상 작동하기 힘든 상황에서 카카오는 아직 새로운 성장 전략이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